패턴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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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생각도구4 패턴인식
벽의 복잡한 문양 속에서 형상들을 발견하는 것은 시끄러운 종소리 속에서 우리가 아는 이름이나 단어를 찾아내는 일과 같다.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패턴에서 지각과 행위의 일반원칙을 이끌어내어 이를 예상의 근거로 삼는다. 그런 다음 새로운 관찰결과와 경험을 예상의 틀 안에 끼워넣는다. 이 관찰과 경험의 틀을 흔드는 무엇인가가 일어나게 될 때 우리는 또 다른 패턴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발견은 이런 순간에 이루어진다.
추상화를 통해 관찰을 단순화 시키면 그다음으로 무슨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 때 필요한 생각의 도구가 패턴 인식이다. 패턴을 통해 일반 원칙을 끌어 낼 수 있고, 이를 예측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이 예측의 틀 안에 새로운 관찰 결과와 경험을 넣어 보고 이를 통해 새로운 별견이 이루어진다.
아르침볼도 정물화를 거꾸로 하면 무엇이 보일까
우리는 매순간 보고 듣고 느끼는 무질서한 사건들을 분류해서 체계화한다.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일이 일어날지 미리 아는 것을 의미한다. 패턴인식 능력은 예측과 기대형성능력의 기초가 된다.
다빈치의 아이디어는 패턴인식에서부터
패턴 속에 패턴을 찾아내는 일은 많은 예술가들을 자극한다. 유기 공예가였던 에밀 갈레는 유리를 불었을 때 나오는 기상천외한 모양과 효과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고자 했다. 그는 벽지의 대리석 무늬가 수천 개의 신기한 형상, 혹은 석양의 구름, 거대한 양 우리로 변한다고 말했다.
패턴인식과 시의 발견
연습을 하는 목적은 시각적, 청각적, 운동감각적 패턴을 모두 엮어서 하나의 완전무결한 마타 페턴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패턴과 메타 패턴을 인지한다는 것은 다감각적 관찰을 물론, 개념적 분석까지 종종 요구한다.
음정배열 조작으로 패턴을 발견한 쇤베르크
우리들의 패턴인식은 보통 판에 박혀있다. 하나의 사물이나 개념을 대하는 방법은 수업이 많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겨우 한 가지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자연의 무질서 속에서 찾는 새로운 패턴
미스터리 과학자들의 동기를 유발시켜 자연의 무질서 속에서 패턴을 찾도록 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아무리 자연이 복잡해보여도 기초원리와 법칙을 이해할 수 있다.
패턴의 부재인가, 아니면 패턴의 차이인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안다는 것, 곧 무지의 패턴을 안다는 것은 무엇을 아는지 아는 것만큼 귀중하다. 무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무에 대한 아는 바가 거의 무에 가깝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무에 대한 우리의 무지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큰 문제점은 패턴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부재하는 경우와, 지각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겨우를 어떻게 구분하느냐이다.
체스 고수들은 패턴인식의 귀재들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 그토록 복잡하다면 어떻게 이 기술을 연마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패턴은 알아낼 수가 없다.
Creator_YJ Idea Note blog 에서 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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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천재의 뇌 속은 도대체…
이창호와 천재의 비밀
바둑을 둘 줄 모르는 사람도 이창호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현대바둑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되는 이창호 국수(國手, 바둑 최고수에게 붙여주는 칭호)는 1989년 불과 14살 때 첫 타이틀을 획득한 바둑천재다. 11살 때 프로기사로 입문해 25년간 바둑계를 풍미한 이 국수가 최근 ‘이창호의 부득탐승’이라는 자전 에세이를 펴냈다.
부득탐승(不得貪勝)이란 ‘승리를 탐하면 얻지 못한다’는 뜻으로 위기십결의 하나다. 위기십결(圍棋十訣)이란 ‘바둑을 둘 때 명심해야 할 열 가지 계명’으로 중국 당나라 시대의 왕적신이 만들었다는 설과 송나라 시대의 유중보가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위기십결의 10가지 계명을 읽어보면 꼭 바둑만이 아닌 인생의 지혜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 대회 최다 우승 기록
바둑실력이 4급 수준인 기자는 이창호 국수의 오랜 팬으로 한 인터넷서점에 예약주문해 이 국수의 친필사인이 있는 책을 받았다! ‘아, 이런 일도 있었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자정을 훌쩍 넘어 2시다.
여섯 살 때 할아버지한테 바둑 두는 법을 배운 이창호는 바둑의 재미에 푹 빠졌고 이를 범상치 않게 여긴 할아버지는 자전거에 손자를 태우고 바둑고수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8살 때 전영선 7단의 제자가 된 이창호는 이듬해 스승의 주선으로 당시 바둑 1인자였던 조훈현 9단과 3점 지도대국(100m 달리기로 치면 이창호는 30m 앞에서 출발하는 셈이다)을 했는데 1승 1패였고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당시 32세였던 조훈현은 이창호를 내제자로 들이기로 했다.
내제자란 스승의 집에 들어가 숙식을 함께 하며 배우는 제자로 당시나 지금이나 유례가 없었다. 결국 이창호는 1990년 스승을 꺾고 첫 우승을 했고 이듬해 조훈현은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며 7년 만에 제자를 하산시켰다. 속된 말로 ‘호랑이 새끼’를 키운 셈이다.
이창호 국수는 프로가 된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시합에 나가느라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대학은 아예 가지 않았다. 십대 후반부터 한국바둑 1인자가 된 그는 20대가 돼서는 세계바둑의 1인자로 올라섰다.
이처럼 바둑밖에 몰랐던 이창호는 어느 날 문득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그 뒤로 책과 신문을 가까이했다. 그는 “물론 득과 실은 함께 온다. 바둑만을 생각하지 않게 되자 바둑 그 자체에 대한 몰입과 집중은 다소 떨어졌지만, 내 삶에 있어서의 바둑, 바둑 밖의 인생, 그리고 결국 바둑으로 통하는 길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서술하고 있다.
패턴을 알면 바둑이 보인다
이창호 국수는 최근에 읽은 기억에 남는 책으로 루트번스타인 부부가 쓴 ‘생각의 탄생’을 언급했다. 2007년 한글판이 나온 이래 스테디셀러가 된 이 책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라는 부제가 알려주듯 소위 천재들의 창조성의 비밀을 13가지 생각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즉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이 그것이다.
사실 ‘생각의 탄생’을 읽다보면 ‘천재가 되려면 학교부터 때려치워야 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창조성 없는 인재’를 만드는데 전문화된 곳이라는 걱정이 든다. 이창호가 바둑천재가 된 것도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가 아닐까.
아무튼 이 국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4가지 생각도구, 즉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통합이 바둑을 두는데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즉 “패턴형성에서 인상적인 것은 결합되는 요소들의 복잡성이 아니라 그 결합방식의 교묘함과 의외성”이라는 구절이나 “더 많은 패턴을 발명해낼수록 우리는 더 많은 실제 지식을 소유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이해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말에 십분 공감하고 있다.
또 ‘닮지 않은 사물 사이의 기능적인 닮음’을 뜻하는 ‘유추’에 대해서도 “새로운 수의 출현으로 변형되는, 그러나 본질적으로 닮을 수밖에 없는 정석의 개량 형태에 관한 설명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 국수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바둑이나 장기(또는 체스)의 고수들은 패턴인식과 형성에 능한 사람들이라는 연구결과가 이미 1960년대에 나왔다. 인공지능의 창시자인 미국 카네기멜론대 허버트 사이먼 교수는 그의 명저 ‘인공 과학의 이해(The Sciences of the Artificial)’에서 체스고수의 패턴인식 능력을 보여준다.
즉 게임이 진행 중인 체스 판 위의 말을 5초 동안 보게 한 뒤 빈 체스 판에 위치를 복원해보라고 하면 초보자는 전혀 감을 못 잡지만 고수들은 거의 완벽하게 위치를 맞춘다고. 흥미로운 사실은 판 위에 임으로 말을 올려놓은 뒤 똑 같은 실험을 하면 초보자나 고수나 똑 같이 못 맞춘다. 결국 체스 고수는 사진을 찍듯이 판 위 말의 위치를 외우는 게 아니라 게임이 진행되면서 그렇게 놓이게 된 패턴을 인식한다는 말이다.
사이먼 교수는 “체스 대가의 장기 기억 속에 축적되어져 있는 유사한 조합의 수는 총 5만 가지”라며 “5만 가지의 각기 다른 항목 사이의 독특한 특징을 검색하는 체계는 아주 빠르게 그것의 독특한 특징을 구별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체스 대가 한 사람이 50명과 동시에 시합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이 정도의 패턴을 익히려면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게 사이먼 교수의 주장으로 어떤 분야에서건 대가가 되려면 예외는 없다. 하루 4시간을 들인다면 10년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창호 국수는 불과 14살 때 대가가 됐지만(첫 우승) 사실 이때 이미 바둑에 1만 시간 이상을 투자했을 것이다. 실제로 조훈현 국수의 부인은 “깊은 한밤중에도 창호의 방에서는 어김없이 바둑돌 놓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따금씩 새벽에 잠에서 깨어도 그 소리를 들었다”고 그의 내제자 시절을 회상했다.
바둑은 아직 사람이 한참 고수
사실 인공지능의 목표는 사람과 같은 고도의 패턴인식 능력을 갖는 것인데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미국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는 1997년 당시 12년째 체스 세계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게리 카스파로프와의 대국에서 승리해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그러나 딥블루는 엄청난 연산속도로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시도해보고 최선의 답을 얻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체스에 비해 바둑은 경우의 수가 훨씬 많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이창호 같은 고수를 이길 날은 요원하다. 현재 최고의 바둑 프로그램은 북한이 개발한 ‘은별’로 실력이 기자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고 한다. 아무튼 인류가 만든 최고의 두뇌 게임이라는 바둑에서 기계에 지게 생겼으니 약간 속이 상한다. 틈틈이 ‘패턴’을 익혀 실력을 쌓은 뒤 은별과 한 판 붙어봐야겠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sukki@donga.com
>본 기사는 더 사이언스(http://news.dongascience.com)에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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