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神'… 김성근
―'이기는 야구'에 대해서도 찬반이 갈리던데.
"내가 하는 야구가 더럽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더럽든 지저분하든 이겨야 한다. 승부의 세계란 원래 그런 거다. 룰 안에서만 행동하면 된다.
투수를 10명 바꿨다고 뭐라고들 하지만 10명 바꾸지 말라는 룰은 없다.
10명을 바꾸더라도 이기면 된다. 세상 사람이 뭐라고 하든."
―지더라도 속 시원한 야구, 지르는 야구가 좋다는 사람들도 있다.
"인생에서 최고 행복이 뭔 줄 아는가.
부족함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가난한 팀에서 결과를 내놓는 게 즐거움이다.
나는 약한 팀에 갔다고 해서 비관해본 적이 없다.
'이 팀이 약하니까'라는 말을 해본 적도 없다.
그리고 사람들이 지저분한 야구가 재미없다고 해도
우리 집에선 그게 베스트 살림인 거다.
남이 뭐라고 한다고 거기에 맞춰서 살면 그 집안은 풍비박산이 난다."
―패배는 감독과 선수의 합작 아닌가.
"패배는 감독 잘못이다.
야구는 선수가 한다고 그러지만 선수를 배치한 사람이 나다.
작전과 선수 교체 등 모든 것이 다 내 발상에서 나온다.
야구는 감독 책임이다.
감독이 야구 하는 거지 선수가 야구 하는 게 아니다.
야구는 결국 사람을 적시에 적재적소에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이다.
다들 나보고 냉정하다 어떻다 말이 많지만 나는 실패에 대해선 말을 안 한다.
실패했을 때 비난하고 원인 추궁해봤자 팀으로서 남는 게 하나도 없다.
누군가 잘못했을 때 실컷 야단치면 결국 감정의 응어리만 남는다.
조직으로선 마이너스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풀어가야 한다. 기다려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