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野神)' 김성근
◇리더가 외로운 건 숙명이다
―김 감독은 친구도 별로 없다던데.
"고민거리가 있어서 술 먹고 싶을 때 수첩을 들여다보면 같이 먹을 사람이 없다. 나는 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 술 먹고 싶을 때 누구를 만나면 반드시 속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걸 보여주고 싶지 않다. 그냥 혼자 한 잔 마시고 만다. 외롭고 괴롭고 힘든 건 리더니까 그렇다. 그걸 피한다면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는 거다."
―그렇게 살면 병나겠다.
"나는 늘 혼자 끙끙 앓는다. 병도 많이 걸렸다. 그래도 10년 동안 아무에게도 말 안했다. 내가 약점을 보이는 순간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 사회가 하루아침에 나를 없애버린다. 물이 못 따라오게 내가 더 높은 곳에 있어야 한다."
―아플 땐 어떻게 견뎌냈나.
"내가 원하는 일에 파묻히는 거다. 신장암 수술받고 삼성서울병원에 있을 때 창밖으로 잠실 야구장이 보였다. 나는 반드시 거기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서 야구장을 바라봤다. 길고 긴 병원 복도를 계속 걸었다. 그렇게 해서 결국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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