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모의 '드러커式 세상 읽기'
좋은 상사는 어떤 사람?
- 인간성 좋은 상사가 늘 따를 만한 리더는 아냐…
공동의 목표 달성하기 위해 후배 능력 키워주는 게 진짜
조직에는 열정, 소통, 혁신, 성장 같은 밝은 면 못지않게
소외, 갈등, 불통, 아집, 탐욕, 부패 같은 어두운 면이 의외로 많다.
흔히 인간 중심 경영이라고 하면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고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합의된 목표와 분명한 성과 책임을 부여하지 않으면
이런 자유는 대부분 조직을 무력화시킨다.
조직이 진정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권력의 집중을 통한 과도한 강제나 극단의 자유방임 어느 쪽도 답이 아니다.
어찌 보면 이율배반일 수 있다.
적어도 논리상으로 자유주의와 전체주의는 양립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러커는 연방 분권화(Federalized Decentralization)와
목표 관리제(MBO·Management by Objectives) 그리고
적절한 탈(脫)인간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연방 분권화는
개별 부서들로 하여금
자신의 성과 목표 수립과
자원 조달 방식에 대해 독립된 의사 결정 권한을 부여하되
이를 총괄하는 별도의 중앙 조직을 두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사업부제가 그와 유사하다.
목표 관리제는
조직의 최고 목표를 설정하고
그를 위해 하위 조직이 달성해야 할 목표의 체계를 구축하고 점검하는 것이다.
드러커는 제너럴모터스(GM)가 1940년대에 차종별 사업부를 독립 기업처럼 운영하는 방식에서 이를 착안했다.
목표 관리제는
관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조직의 전체 위계에 속한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 경영자처럼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설정해야만 작동한다.
여기에서 '자유'는 개인이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결정하고 달성하도록 하는 부분에 있다.
물론 이 자유에는 목표 달성의 '책임'이 동시에 부과되어야 한다.
'예속'은 모든 하위 목표가 반드시 조직의 최상위 목표에 기여하는 방식으로만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와 다르다.
이것이 드러커가 도달한 자유와 복종 사이의 절충점이다.
둘째, 드러커는 비록 인간을 위한 경영을 강조했지만 그를 위하여 오히려 탈인간화,
즉 인간의 요소를 배제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경영자의 의사 결정은 목표, 성과, 측정이라는 탈인간적 대상에 집중하여야 하며
개인의 인성, 배경 또는 사적인 호불호가 개입되면 안 된다.
조직의 여러 자리에 친한 사람을 앉히지 말고,
그 일에 강점이 있는 사람을 배치하라는 주문도 그런 맥락이다.
분권화와 목표 관리제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다.
인간 사이에 정치와 파벌, 아첨과 비방이 개입할수록 조직은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