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전쟁:알아야

한국 경제 걱정되네 / 삼성전자 스마트폰 쇼크… IT·車·조선·철강·석유화학도 비상

modest-i 2014. 7. 31. 20:06

"더 싸게, 더 많이" 中 물량공세에 한국 수출 속수무책

  • 김승범 기자

  • 이인묵 기자
  • 조재희 기자

  • (조선일보)

     

    [삼성전자 스마트폰 쇼크… IT·車·조선·철강·석유화학도 비상]

    -이대로는… 中에 따라잡힐 판
    잇단 공장 증설·저가폰 공세… 스마트폰 기술은 이미 수준급

    -하던대로… 한국, 말로만 혁신
    부품·자본재 중심 對中 수출… 건강·미용으로 다양화해야

    한국의 5대 주력 수출산업의 실적이 원화 강세와 중국발(發) 공급 과잉 여파로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저가(低價) 수주 후유증으로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 3~4년간 한국 IT 산업을 이끌어온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최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첫 감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진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중국 제조 업체들의 부상(浮上)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뛰어난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해왔지만 고가 제품 시장은 정체기를 맞은 반면 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레노버·화웨이·ZTE 등 중국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한국 기업을 추격해오고 있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는 상반기 중국 점유율이 21%로 삼성(23%)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컨설팅 업체 '올리버 와이만'의 신우석 이사는 "스마트폰 제조 기술이 범용화되면서 중국 업체들도 수준급 제품을 만들고 있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리를 훨씬 앞선다"고 말했다.

    
	주요 수출 기업 영업이익.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달러·원화 표시 수출액 비교.
    둘째는 혁신의 정체(停滯)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삼성전자의 전략 모델인 '갤럭시S5'가 2분기에 판매가 부진한 배경으로 전작(前作)인 '갤럭시S4'와 '갤럭시S3'와의 경쟁을 꼽았다. 다시 말해 '갤럭시5'에 혁신적인 변화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삼성 스마트폰의 부진이 화면표시장치를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배터리)·삼성전기(카메라·기판) 등 부품소재 계열사의 동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삼성전기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5%나 감소했다.

    조선·석유화학 부진은 구조적 위기

    자동차와 조선·중공업·철강·석유화학 등은 환율 하락과 중국발 공급 과잉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과 철강 업종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적인 취약성까지 안고 있다. 경쟁업체들을 압도할 만한 원천 기술이 없기 때문에 막강한 자본력과 시장을 무기로 시설 확장 경쟁에 나서는 중국 기업에 금세 추격당하는 형국이다.

    2012년 수출 1위에 올랐던 정유업의 경우,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물론 사우디 등 산유국까지 경쟁적으로 원유 정제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 역시 중국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증설에 나서면서 일부 제품은 공장 가동률이 70%대로 떨어졌다.

    "산업구조 질적 전환 필요" 지적

    전문가들은 대규모 설비 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장치산업' 위주의 한국 기업이 질적 전환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장치산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인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자본력만 있으면 후발 주자도 쉽게 추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이제는 중국 수출도 부품과 자본재 중심이 아니라 건강식품·미용 등 소비재와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