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정심

아군을 속속들이 알았던 중공군, 적장이 누군지도 몰랐던 유엔군 / 자신감을 경계해야 할 때도 있다

modest-i 2014. 7. 3. 11:54

 

(6)중공군은 강했다

정보전에서 먼저 이긴 중공군

압록강을 향해 북진하는 아군의 상황은 언론 매체의 보도로 외부에 잘 알려지고 있었다.

 

맥아더 장군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했다.  

 

어느 부대가 한반도 어느 지역까지 진출했는지에 관한 사항은 물론이고,

앞으로 어떤 진로를 선택해 공격을 벌일 것인가에 관한 내용도 알려지고 있었다.

 그에 관한 언론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한반도 참전을 앞둔 중공군이 우리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당연했다.

 적어도 전선이 형성되는 지점에서 적장(敵將)이 어떤 성격과 경력의 장군인지에 관한 내용까지는 알고 있었다.

그 점은 중국 측의 자료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베이징(北京)에 머물고 있던 마오쩌둥(毛澤東)은 전황을 시시각각으로 보고받고 있었다.

아울러 그는 중공군이 진출할 한반도 지형까지 꿰뚫고 있었다.

<6.25 전쟁사>에는 마오쩌둥이 북한에 주재했던 중국대사관 직원, 화교, 그리고 정찰병 등이 보내오는 자료에 입각해

곧 중공군이 나서서 미군과 싸워야 하는 지역의 상세한 정보까지 파악했다고 한다.

 

지형(地形)을 잘 알고, 그곳에서 싸워야 하는 상대와 그 지휘관에 관한 정보까지 파악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 마땅히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과 곧 싸움을 벌일 미군과 유엔군, 그리고 국군은 그렇지 못했다.

평양을 넘어 북진할 무렵 중공군이 압록강으로부터 남하해 적유령 산맥 가득히 매복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싸울 적의 동향은 고사하고 그

들이 누구인지, 어떤 성격의 부대인지, 그들이 북쪽의 지형을 어떻게 이용하고 나올지를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상대는 나를 알고, 나는 상대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싸움은 승패가 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백선엽의 6·25 징비록-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