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길 수 있는 것

손자병법 시계편 / 일이노지 佚而勞之 / 쉬고 있으면 적을 피로하게 만든다

modest-i 2018. 4. 26. 10:56

해설

피로하게 만든다

중국 춘추 시대 초(楚)나라 사람 오자서(伍子胥)는 아버지와 형을 억울하게 죽인 초평왕(楚平王)에게 복수를 하고자 평생을 바친 복수의 화신이다. 그는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면서 오(吳)나라로 도망친 후, 오왕 합려(闔閭)를 보좌하여 오나라를 강국으로 키웠다. 오왕이 초나라를 공격하면서 오자서에게 계략을 물었을 때, 오자서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초나라는 정치하는 자들끼리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 난국일 때 어려움을 책임질 사람이 없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만약 삼군을 거느리고 급히 쳐들어간다면, 일군만 도착해도 그들은 반드시 쫓아 나올 것입니다. 그들이 쫓아올 때 우리는 돌아오고, 그들이 돌아갈 때 우리가 출격한다면 초나라는 반드시 도중에 지칠 것입니다. 그들을 많이 고달프게 하고 여러 방면으로 그르치게 하여 완전히 지치게 한 뒤에 삼군을 데리고 다시 쳐들어간다면, 반드시 크게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적군이 안정되고 편안할 때에는 아군이 공격할 기회를 얻기 힘들다. 이럴 때에는 고의로 소요사태를 일으켜 상대를 분주하게 한 뒤 상대를 피로하게 해야 빈틈이 생긴다.

지친 적을 공격해야 아군이 적군보다 체력적으로 우세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므로, 적을 이리저리 움직이게 해야 유리하다. 이 방법은 안정되어 있는 적을 혼란하게 만든 후 공격할 기회를 찾는다는 앞의 속임수와도 통하는 내용이다.

해석

사람이 피곤하면 무기력해진다. 승리에 대한 의욕도 사라지고, 주변의 움직임에도 반응이 느려진다. 피로가 극도에 다다르면 집중력이 저하됨은 물론, 머리가 멍해져 판단 능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개인이 아닌 조직 전체가 피로한 상태가 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하기란 불가능하다. 명령이 제대로 전달될 리도 없고 통제하기도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병사들이 맡은 바를 처리하지도 못한다. 상대가 이런 상황이라면 모든 것을 걸고 한번 공격해 볼 만하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평소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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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풀이

  • 佚 : 편안할 일
  • 勞 : 일할 노, 힘쓸 노

이현서 집필자 소개

중국 북경대학교에서 석사와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춘추전국 시대의 역사 사건과 역사 인물을 소재로 한 《열국지》 계열 문학작품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며, 고대 병서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