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의 샘 ##

의미, 책임, 선택, 경험, / 죽음의 수용소에서

modest-i 2015. 6. 15. 23:54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저 <죽음조차 희망으로 승화시킨 인간 존엄성의 승리>

 

 

저자 : 빅터 프랭클

역자 : 이시형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준 프랭클 박사의 자서전적인 체험 수기. 그 체험을 바탕으로 프랭클 박사는 자신의 독특한 정신분석 방법인 로고테라피를 이룩한다.

조각난 삶의 가느다란 실오라기를 의미와 책임의 확고한 유형으로 짜 만드는 것이 프랭클 박사가 스스로 창안한 현대 실존 분석과 로고테라피의 목적이자 추구하는 바다. 그는 이 책에서 로고테라피의 발견으로 이끌어간 체험을 설명하고 있다. 잔인한 죽음의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기나긴 죄수 생활로 자신의 벌거벗은 몸뚱아리의 실존을 발견하게 된다. 부모, 형제, 아내가 강제수용소에서 모두 죽고, 모든 소유물을 빼앗기고 모든 가치를 파멸당한 채 굶주림과 혹독한 추위 그리고 핍박 속에 몰려오는 죽음의 공포를 어떻게 견뎌냈으며, 어떻게 의미있는 삶을 발견하고 유지할 수 있었을까?

로고테라피의 실존 분석을 충분한 사례를 들어 다루고 있다. 프랭클 박사는 3단계로 나누어 의식적이며 책임을 지는 인간의 두 현상을 양심적인 현상으로 묶어 실존 분석의 기본적 현상으로 삼고 있다. 이로써 무의식적 심령 현상으로 파고들었고, 정신요법의 실존 분석을 확대 및 인간에게 의식적인 면과 동시에 무의식적인 책임감이 있다는 것, 그리고 심령적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는 무의식적 종교관을 들추어내어 초월적인 무의식 속에 있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p_65-66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이 가장 자주 꾸는 꿈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빵과 케이크와 담배 그리고 따뜻한 물로 하는 목욕이었다.

이런 단순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꿈 속에서나마 소원을 이루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 꿈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꿈을 꾼 사람들은 꿈에서 꺤 다음 수용소 생활이라는 현실로 돌아오고, 꿈 속의 환상과 현실이 엄처청나게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만 했다.

나는 동료가 괴로워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던 어느 날 밤의 일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잠을 자면서 몸부림 치는 것이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평소에도 악몽이나 황홀경에 시달리는 사람을 특히 딱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그 불쌍한 사람을 깨우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내가 무슨 짓을 하려고 했지 놀라면서 그를 흔들어 깨우려던 손을 거두어들였다.

그 순간 나는 꿈을 꾸지 않았다는 것은, 비록 나쁜 꿈일지라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수용소의 현실만큼이나 끔찍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런 끔찍한 곳으로 그를 다시 불러들이려고 했다니….

 

 

 

 

p_67-68

마지막 남아 있떤 피하지방츠층이 사라지고, 몸이 해골에 가죽과 넝마를 씌워 놓은 것 같이 되었을 때

리는 우리의 몸이 자기 자신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장기관이 자체의 단백질을 소화시키고 몸에서 근육이 사라졌다. 그러자 저항력이 없어졌다.

같은 막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갔다.

우리는 모두 다음에는 누가 죽을 것이닞, 그리고 자기 자신은 언제 죽을 것인지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어떤 징후가 보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 사람 오래 못 갈 것 같아."

"다음 차례는 저 사람이군."

 

 

 

 

 

 

 

p_125

영혼의 위대함을 보여 주었던 어떤 사람을 떠올릴 수도 있다. 강제수용소에서 내가 직접 그 죽음을 목격했던 한 젊은 여자처럼 말이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이야기할 것이 너무 없어서 마치 내가 지어낸 것 같이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진다.

이 젊은 여자는 자기가 며칠 안에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을 때, 그녀는 아주 명랑했다.

"나는 운명이 나에게 이렇게 엄처청난 타격을 가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어요."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그 전에 나는 제멋대로였고, 정신적인 성취 같은 것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여기 있는 이 나무가 내 외로움을 달래 주는 유일한 친구랍니다."

창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밤나무 가지 한 개와 그 위에 피어 있는 꽃 두 송이였다.

 

 

 

 

 

p_129-130

미래의 목표를 찾을 수 없어서 스스로 퇴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하는 일에 몰두한다.

앞에서 우리는 이와는 다른 의미에서 수감자들이 공포로 가득 찬 현재를 덜 사실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과거를 회상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러나 실제 존재하는 현실에서 현재를 박탈하는 행위에는 어떤 일정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p_146-147

"그대의 경험, 이 세상 어떤 권력자도 빼앗지 못하리!"

경험뿐이 아니다.

우리가 그 동안 했던 모든 일, 우리가 했을지도 모르는 훌륭한 생각들, 그리고 우리가 겪었던 고통, 이 모든 것들은 비록 과거로 흘러갔지만 결코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우리 존재 안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간직해 왔다는 것도 하나의 존재방식일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가장 확실한 존재방식인지도 모른다.

 

 

 

 

 

p_152

강제수용소에서의 생활은 인간의 영혼을 파헤치고, 그 영혼의 깊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나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난 인간성에서도 선과 악의 혼합이라는 인간 본연의 특성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모든 인간을 관통하는 선과 악을 구별하는 단층은 아주 심오한 곳까지 이르러 인간성의 바닥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강제수용소라는 곳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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