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가치(creative value)는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활동 속에서 인식되는 것이다. 이 창조적 가치는 생활 영역 전반에서 표현될 수 있지만 대체로 어떤 작업과 관계가 있다. 자기를 표현하는 실제적 작품이나 상상을 고안해냄으로써, 혹은 다른 이에게 봉사함으로써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이다.
창조적 가치가 세상에 내어놓는 것인 반면 경험적 가치(experiential value)는 세상으로부터 받아들이는 데서 생긴다. 수용성도 창조성만큼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경험적 가치는 자연이나 예술 세계에 몰입함으로써 느껴진다. 프랭클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하는 행동과는 별개로 삶의 어떤 양상은 강도 있게 경험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프랭클은 훌륭한 교향곡 연주를 감상하고 있는 음악광을 예로 든다. 음악을 듣고 있는 순간에 그 사람은 순수미의 격정 속에 몰입되어 있다. 그 사람에게 직접 삶이 의미를 가졌는가 물어보았다고 가정해보자. 프랭클은, 그 사람은 황홀한 그 순간만을 위해서라면 삶은 살 가치가 있다고 대답할 거라고 믿었다. 그런 짧은 순간만이라는 데 문제가 있지만―삶이 위대하다는 것은 한 순간의 위대함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다.
그 예와 함께 프랭클은 삶의 의미가 가진 또 다른 국면을 삽입했는데, 의미는 특정할 때에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존재하고 있는 매순간에 항상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미가 산발적으로 생겨난다는 사실이 인생의 전반적 의미성을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산이 정상의 고도에 의해 묘사되지 계곡의 깊이에 의해 묘사되는 것이 아니듯이, 삶의 의미성도 계곡 아닌 정점에 의해 묘사된다고 프랭클은 썼다. 그는 경험적 가치를 지닌 단 한 순간의 정점으로도 생애 전체를 의미로 가득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얼마나 여러 번 정점에 도달 했는가 혹은 그 수준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느냐가 아니라 오히려 한 번 경험한 정점이 얼마나 강렬했느냐가 결정적 요소이다.
창조적 가치, 경험적 가치는 풍부하고 완전하고 긍정적인 인간의 경험, 즉 창조나 경험을 통한 인생의 풍요로움을 다룬다. 그러나 인생이 고상하고 풍요로운 경험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질병, 죽음. 혹은 아우슈비츠에서 프랭클이 겪은 것 같은 극한 상황 등 여러 가지 외부적 힘이나 사건들이 삶을 위축시킨다. 경험할 아름다움도, 창조력을 발휘할 기회도 없는 부정적 상태 속에서 어떻게 의미를 발견할 것인가?
세 번째로 여기서 태도적 가치(attitudinal values)가 등장하게 된다. 객관적 운명보다는 운명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우리를 낙심시키고 파괴적이 되게 한다. 가장 음울하고 낙심천만이며 절망적인 이 상황을 통하여 우리는 의미를 발견할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고 프랭클은 주장한다. 그리고 그런 때야말로 가장 열심히 의미를 찾아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태도적 가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은 우리가 변화시키거나 피할 수 없이 우리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변화시킬 수 없는―운명적 상태이다. 그런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반응은 오로지 수용 뿐이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방법, 고통을 감내하는 용기, 비극 앞에서 보이는 의연함 등이 인간의 완숙도를 측정하는 궁극적 시험대이며 척도이다.
프랭클이 삶에 의미를 주는 한 방식으로서 태도적 가치를 포함시킨 까닭에 극한 상황에서조차도 인간의 실존은 의미와 목적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는 삶의 의미를 지속시킬 수 있다. 우리가 의식을 갖고 있는 한 그 가치들을 인식해야 한다. 그것은 심리적 건강을 가지기 위해 피해서는 안 될 인간의 책임이다.
삶의 의미를 발견한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 도달하는 최상의 상태, 즉 자아초월(自我超越, self-transcendence)의 상태에 도달한 것이다.
산마루의 소고 에서 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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