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자신을 경계해야

지만지|김영식 옮김 -- 귀곡자

modest-i 2014. 4. 5. 09:40

지만지|김영식 옮김 

 

 

 

1편 패합闔[칠 패(열 벽), 문짝(닫을) 합]  : 열고 닫음

 

누군가를 중용하려 할 때엔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그 인물됨이 진실한지 거짓인지를 살피고, 그의 기호와 욕망에 근거해서 그의 뜻과 의도를 이해한다.

 

만약 열어서 움직이고자 한다면 계획의 주밀함을 귀히 여겨야 하고, 만약 닫고서 가만히 있고자 한다면 은밀함을 귀히 여겨야 한다. ... 열어서 움직이는 것은 상대의 실정實情을 헤아리기 위함이며, 닫고서 가만히 있는 것은 상대의 성심과 맺어지기 위함이다.

 

성정이 양인 사람과 말할 경우에는 숭고한 내용에 의탁해야 하고, 성정이 음인 사람과 말할 경우에는 비근하고 세세한 내용에 의탁해야 하니, 비천한 언사로는 지향이 작은 사람을 대응하고, 고상한 언사로는 지향이 원대한 사람을 대응한다.

 

도움과 해침, 떠남과 접근, 배반과 귀환 등은 모두 음양패합의 원리에 입각해 일을 처리한다.

 

 

 

제2편 반응反應[응할 응] : 반대로 대응함

 

상대의 음성을 듣고자 하면 자신은 반대로 침묵을 지키고, 입을 열고자 하면 반대로 먼저 입을 닫으며, 높아지고자 하면 반대로 먼저 낮아지고, 탈취하고자 하면 반대로 먼저 준다.

 

자신이 먼저 결단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것이 바르지 않고, 일이 교묘하게 처리되지 않기에 이런 것을 일컬어서 '실정을 잊고 원칙을 잃는 것'이라 한다.

 

 

 

제3편 내건內揵[멜 건] : 내면적인 상호 결합

 

어떤 사람들은 도덕으로써 관계가 맺어지고 어떤 사람들은 지취志趣[지양하는바]가 같은 친구로써 맺어지며 어떤 사람은 재물로써 맺어지고 어떤 사람은 채읍과 여색으로써 맺어진다.

 

관계과 본래 소원해도 사상이 가까운 것은 몰래 쌓은 덕이 있어서이며, 관계가 본래 친근해도 사상이 소원한 것은 서로 간의 지향이 합치하지 않아서다. ... 상대의 진정을 알아야 비로소 자신의 책략을 제정할 수 있다.

 

 

 

제4편 저희抵巇[막을저, 험준할(틈) 희] : 틈새를 막음

 

만물에는 자연스런 이치가 있고 만사에는 모일 때와 떨어질 때가 있다. ... 가까이에 있어도 볼 수 없는 원인은 상대의 언사를 고찰하지 않아서이며, 멀리 있어도 알 수 있는 원인은 지난날 발생했던 일을 돌이켜봄으로써 미래에 생길 일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희'란 벌어진 작은 틈이라는 뜻으로 작은 틈은 좀 더 깊어진 틈이 되고, 깊어진 틈은 결국 크나큰 틈이 된다. 작은 틈, 곧 모순이 처음 생길 때는 조짐이 있기에,

모순이 안에서 생기면 조치를 취해 막을 수가 있으며,

모순이 외부적인 것이면 조치를 취해 물리칠 수 있으며,

모순이 아래에서 생기면 조치를 취해 그치게 할 수 있으며,

모순이 싹트려 하면 조취를 취해 없앨 수 있으며,

모순이 어찌할 수 없는 지경이면 조치를 취해 새로운 것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

이런 것을 일러 틈새, 곧 모순을 막는 원칙이라 한다.

 

천지가 개벽된 이래로부터 모든 사물에는 반드시 벌어진 틈, 곧 모순점이 있었으니,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열고 닫는 패합의 이치로 관찰해 이 방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성인이다.

 

 

 

제5편 비겸飛鉗[날 비, 칼 겸] : 칭찬하여 옭아맴

 

유혹해 붙들어 매는 말을 운용한다는 것은 상대를 추어주어 실정을 얻고 난 후에 빠져나가지 못하게 묶어두는 것이다. 유혹해 붙들어 매는 언어는 이야기를 나눌 때의 말이 상대의 진심을 얻어내기 위해 때로는 갑자기 찬동을 표하기도 하고 때로는 갑자기 상이함을 표하기도 한다.

 

비겸의 술법이 개인에 운용될 때에는 공허한 찬사가 상대에게 가면 상대가 마음을 여는 실제적 효과가 돌아오니, 상대와 관계를 맺어 그 관계를 잃지 않고 유지하며 그의 말 속의 진의를 탐구한다.

 

 

 

제6편 오합忤合[거스를 오, 합할 합] : 배반과 결합

 

사물이 변화해 굴러감은 마치 둥근 고리와 같이 이어져서 각기 다른 형세가 있으니, 그 원인을 반복해 탐구해서 사태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러한 까닭에 성인이 천지간에 거하여 몸을 세워 세상을 다스리면서 교화를 시행하고 명성을 드날리며 명분을 밝힐 때에는, 반드시 사물이 발전해 가는 시기에 맞추어서 사회의 발전 추세와 나라의 많고 적은 것을 관찰해, 이 배반과 결합의 원리로써 먼저 알아서 사물과 함께 움직여 변화해 간다. ... 저 사람과 결합하면 이 사람을 떠나야 하니 계모는 양자 모두에게 충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극도의 고명함과 통달된 심오함의 도리가 아니면 세상을 다스릴 수가 없으며,

노심초사하지 않으면 사물의 근본을 캐낼 수가 없고,

마음을 다해서 실정을 관찰하지 않으면 명성을 성취할 수가 없으며,

재질이 어리석어 총명하지 않으면 용병할 수가 없고,

진정한 성실성이 없으면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오합의 도'는 스스로가 반드시 자신의 재능과 지혜를 헤아려보고, 책략의 장단점이나 우수함과 부족함 등에서 누가 자기만 못하는지를 재어보아야만 비로소 나아갈 수도 있고, 물러날 수도 있으며, 남북으로 갈 수 있고, 동서로도 갈 수 있는 등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제7편 췌편揣篇[헤아릴 췌, 책 편] : 헤아림

 

'양권', 곧 '권세에 대한 헤아림'이 주도면밀하지 않으면 각국의 강약과 허실의 비교를 알지 못하며,

'췌정', 곧 '진실한 심정에 대한 추측'이 주도면밀하지 않으면 은폐와 변화의 정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양권 :

'천명', 즉 국가 명운이 전개되는 과정상의 화와 복을 관찰해 누가 상서롭고 누가 불길한가를 본다.

어느 나라 민심이 안정되었고 어느 나라 민심이 불안하며 누가 백성에게 사랑받고 누가 백성에게 미움 받는가를 본다.

 

췌정 :

반드시 어떤 사람이 몹시 기뻐할 때에 나아가서 그의 욕망을 극도로 자극해야 하니, ...

또한 어떤 사람이 몹시 두려워할 때에 나아가서 그의 증오를 극도로 불러일으켜야 하니, ...

감정과 욕구를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의 변화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 무릇 감정이 안에서 변하면 모종의 형태가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언제나 반드시 그 드러나는 것을 통해 내심의 숨겨진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

 

그 규율은 매한가지니, 헤아림을 잘하는 사람은 존귀해지고 중시되고 이익을 보고 성공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비천해지고 경시되고 손해보고 실패하게 된다.

 

일이 발생하기에 앞서 주밀하게 준비하는 것, 이것이 가장 해내기 어렵다.

 

사물의 변화를 낳는 것은 보통 미세한 조짐의 추세로 인한 것이다.

 

 

 

제8편 마편摩[문지를 마] : 어루만짐

 

상대의 생각과 내부적으로 서로 부합시키는 것은 헤아림의 근본이다. 그 술법을 사용하는 데는 도가 있으니 그 도는 반드시 감춰져야 한다. 상대가 바라는 것으로 살며시 어루만져 주면서 그의 내심을 헤아려서 탐색하면, 상대 내부의 부합된 감정이 반드시 반응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가 일단 반응하면 반드시 뭔가를 하는 것이 있게 된다.

 

모략은 주도면밀하게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없고, 유세는 상대에게 다 듣게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없으며, 일처리는 반드시 성공하게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없다. 이 세 가지가 잘 되고 나서, 그 후에야 비로소 성공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리道理, 술수術數 및 시기時機, 이 삼자가 서로 만나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같은 생각으로 어루만져 주면 어찌 서로 호응하지 않을 자가 있겠으며, 그의 바라는 것으로 어루만져 주면 어찌 듣고서 따르지 않을 자가 있겠는가.

 

 

 

제9편 권편權[권세(저울질할) 권] : 자세히 살펴봄

 

타인의 생각을 앞서 헤아려 그의 욕구를 받드는 것이 아첨이며,

화려한 말을 꾸며 많은 것을 드러내는 것이 박식이며,

책략을 잘 선택하고 나서 진언하는 것이 임기응변이며,

주저하지 않고 버리는 것이 결단의 용기이며,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분별하고서 타인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반대의 역공이다.

 

그러므로 입은 말을 통해 기미가 드러나는 관문이니, 감정과 생각을 닫아야 하는 기관이다. 귀와 눈은 마음의 보조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문제점을 살피고 간사함을 발견하는 기관이다.

 

옛날 사람이 말하길, '입은 음식을 먹을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말할 수는 없다'

또한 '여러 사람이 입을 열어 말하면 쇠붙이까지도 녹인다'

 

사람의 일반적인 마음이란, 말을 꺼내면 다른 사람이 들어주길 원하며 일을 하면 성공하기를 바란다. 이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의 단점을 사용하지 않고 차라리 어리석은 사람의 장점을 사용하며, 자신의 졸렬한 것을 사용하지 않고 차라리 어리석은 사람의 공교로운 것을 사용하기에 곤란함을 당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자와 이야기할 때에는 박식함을 드러내야 하며,

우둔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분별하기 쉽게 해야 하며,

말 잘하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간단히 핵심을 찔러야 하며,

존귀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기세에 의지해야 하며,

부유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고아함을 드러내야 하며,

빈궁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이익에 근거해야 하며,

지위가 낮은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겸손에 의지해야 하며,

용감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과감한 결단을 드러내야 하며,

과실이 있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예리함에 기대야 한다.

 

요컨대 언사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일에는 여러 변화가 있다. ... 말을 듣는 것은 분명히 듣는 것을 귀히 여기며, 지혜는 사리에 통달한 것을 귀히 여기며, 언사는 기묘한 것을 귀히 여긴다.

 

 

 

제10편 모편謨[꾀 모] : 모략을 세움

 

마음을 탐구해 ... 세 가지 표준을 세워야 하니, 상급인 지혜로운 사람, 중급인 보통 사람, 하급인 어리석은 사람이다.

 

절제 → 물러남 → 나아감 → 유세 → 의논 → 계획 → 일을 꾀함 → 사태

 

어리석은 사람은 덮어 가리기 쉽고, 인재가 못되는 사람은 두렵게 하기 쉬우며, 탐욕스런 사람은 유혹하기 쉽다. 이것이 사정에 따라 모략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계모의 사용은 공개적인 것보다 사적인 은밀함이 더 나으며, 또한 사적인 은밀함보다 당黨을 결성하는 것이 더 나으니, 당을 결성하면 새 나갈 틈이 없다. 그리고 정상적인 계모보다는 기발한 계모가 더 나으니, 기발한 계모는 물과 같이 흘러 변화가 무궁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바라지 않는 것을 그 사람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하며,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것을 그 사람에게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 ... 누군가를 마음대로 하도록 놓아두는 것은 기회를 타서 제압하기 위한 것이다.

 

'천지의 조화는 높고 깊어 헤아릴 수 없는 것에 있고, 성인이 제정한 모략의 도는 은밀함과 숨겨짐에 있다.'

 

 

 

11편 결편決[결단할 결]篇 : 결단함

 

타인을 위해 일을 결단할 때에는 반드시 그 사람의 마음에 있는 의혹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상대에게 이익을 잃게 하는 것이 있거나, 상대에게 해를 당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이것은 일을 결단하는 면에서의 실책인 것이다.

 

성인이 그 사업을 이룰 수 있는 방법에는 다음의 다섯 가지가 있다.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덕을 배푸는 방법이 있고,

암암리에 다른 사람을 해치는 방법이 있으며,

믿음으로 다른 사람을 성실하게 하는 방법이 있으며,

가려 덮음으로 다른 사람을 숨겨주는 방법이 있으며,

공평으로 다른 사람을 소박하게 대하는 방법이 있다.

 

공개적인 일처리는 공언한 말을 행위와 일치시키는 데 힘써야 하며, 암암리에 하는 일 처리는 속이려는 것이기에 두 말을 잘하는 데 힘써야 하며, 공평한 방법을 쓰기도 하고 기교의 수단을 쓰기도 한다.

 

고아하고 좋은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것, 힘들이지 않고도 쉽게 이룰 수 있는 일, 힘을 들이고 괴로움을 당하나 부득이하게 해야 할 일, 환란을 없애는 일, 복을 좇는 일로서 행할 만한 것이면 결단을 내린다.그러므로 실제적인 정황을 결정하고 의심스런 점을 덦애주는 것이 만사를 처리하는 관건이며, ... 하기 어려운 일이다.

 

 

 

제12편 부언符言 : 부합하는 말

 

의견을 청취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멋대로 허락하지 말아야 하고, 멋대로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

 

포상의 시행은 신뢰를 가장 귀하게 여기고, 형벌의 사용은 공정함을 가장 귀하게 여긴다.

 

군주가 물어야 할 범위는 첫째 하늘, 둘째 땅, 셋째 사람이다.

 

마음은 몸의 각 기관들의 주제자이고, 군주는 각 관리들의 우두머리다.

 

군주는 모든 것을 두루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는 천하 사람들의 눈으로 더욱 멀리 보는 것이며, 둘째는 천하 사람들의 귀로 더욱 멀리 듣는 것이며, 셋째는 천하 사람들의 마음으로 명찰明察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것을 통찰이라고 한다.

 

명분의 합당함을 실재에서 생기며, 실제는 사리에서 생기고, 사리는 명분과 실제의 덕에서 생기며, 덕은 조화에서 생기고, 조화는 합당함에서 생긴다고 말한 것이다.

 

 

 

 

 

권하券下[외편外]

 

 

 

본경음부本經陰符 7편  : 근본적인 다스림 은밀하게 들어맞음

 

[ 도에 합치해 기를 쌓아 정신을 왕성하게 하고, 의지를 길러 흔들림이 없게 하며, 안정된 마음으로 생각(뜻)을 심원하게 하여 위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준비한다. 내부의 힘이 왕성할 때 상대의 틈, 기회를 노려 위세를 발산해야 한다. 이때 계모를 변화의 도에 따라 막힘 없이 사용해야 하며, 마음을 집중하여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

 

 

(1) 성신盛神 : 정신을 왕성하게 함

 

생명을 하늘에서 부여받은 사람을 진인이라 한다. 진인이란 천지자연과 하나가 된 사람이다. 그리고 이를 아는 자로 마음속에서 수련해 도를 아는 사람을 성인이라 한다. 성인은 유추를 통해서 아는 사람이다. ... 오장의 정기가 화化의 경지에 도달하면 지향ㆍ사상ㆍ정신ㆍ도덕이 생기는데 정신이 이 넷을 통일시키는 머리다. 고요함과 평화는 기를 기를 수 있고, 기를 기르면 평화로움을 얻으니 각기 상생하는 것이어서 지향ㆍ사상ㆍ정신ㆍ도덕 네 가지가 쇠약해지지 않고 사방 주위에 위세가 퍼져, 무슨 일이든 하지 못할 것이 없고 영구히 보존되어 몸에 깃들어 있으니, 이것을 일러 몸이 신화의 경지에 이른 것이라 하고, 이런 사람을 진인이라 한다. ... 유세하는 선비가 통달해야 할 것은 정신이 왕성해야 비로소 뜻을 기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2) 양지養[기를 양]志 : 의지를 기름

 

의지를 길러야 하는 까닭은 마음의 사유 활동이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바라는 바가 있으면 뜻이 생겨 이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 의지는 욕망의 부림을 당한다. ... 그러므로 마음이 오로지 하나가 되면 욕망을 올라탈 틈이 없게 되며, 욕망이 올라탈 틈이 없으면 뜻과 의지가 쇠약해 지지 않으며, 뜻과 의지가 쇠약해지지 않으면 사유의 길이 잘 통하게 된다. ... 그러기에 안으로는 지기志氣를 길러야 하고 밖으로는 사람을 이해해야 하니, 지기를 기르면 마음이 통하게 되고, 사람을 이해하면 직책이 분명해진다. ... 의지를 기르는 시작은 자기를 안정시키는 데 힘쓰는 것이며, 자기가 안정되면 의지와 뜻은 견실해지고, 의지와 뜻이 견실해지면 위세가 분산되지 않고 신명이 항상 굳게 지켜주니, 그때에야 비로소 상대를 분산시켜 두렵게 할 수 있다.

 

 

(3) 실의實意[열매 실, 뜻 의] : 생각을 충실하게 함

 

마음이 안정되면 정신은 왕성해지고 생각이 심원하면 일을 꾀하는 것이 이루어지니, ... 그러므로 마음의 사유하는 방법[심술心術]을 신실하게 하여, 참된 자연의 도를 굳게 지켜 변화시키지도 않고, 다른 사람과의 의견이나 생각을 교류할 기회를 기다려서 그의 말을 듣고 정황을 염탐할 수 있다.

 

 

(4) 분위分威[나눌분, 위엄위] : 위세를 발휘함

 

위세를 발휘한다는 것은 정신이 상대를 뒤덮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과 의지를 안정시키고 굳게 해서, 정신이 자기 자리로 돌아와 흐트러지지 않고 집중하게 되면 위세가 왕성하게 뒤덮게 된다. ... 자신이 장차 활동해 변화를 일으키려면, 반드시 먼저 의지를 기르고 의도를 숨겨서 상대의 틈을 엿보아야 한다. 자신의 의지가 견실한 것을 아는 것이 스스로를 기르는 방법이며, 스스로를 겸양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복종시키는 방법이다.

 

 

(5) 산세散勢[흩을 산, 형세 세] : 위세를 발산함

 

위세를 발산한다는 것은 정신이 지배하는 것이다. ... 위세가 장엄하고 내부의 힘이 왕성할 때, 상대의 틈을 추구해 시행하면 위세가 자연히 발산된다. ... 상대의 틈이나 의지 등 일정한 조건이 없으면 위세를 발산하지 못하니, 위세를 발산하려면 틈 곧 기회를 기다려 움직여야 하고, 움직였다 하면 반드시 위세가 발산되어야 한다.

 

 

(6) 전원轉圓[구를 전, 둥글 원] : 계모를 원할하게 굴림

 

계모를 원할하게 굴린다는 것은 계모가 끝이 없음을 가리킨다. ... 신묘막측한 도는 혼돈의 상태로 한 덩이를 이루지만, 변화의 관점에서 만물을 논하고 설파한 도리는 무궁무진하다. ... 둥글다는 것은 변화가 무궁해 서로 말을 합치할 수 있는 것이고, 네모나다는 것은 안정되고 불변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며, 굴러 변화한다는 것은 계모의 득실을 관찰 할 수 있는 것이며, 다른 사람과 접촉한다는 것은 그의 진퇴의 의도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7) 손태損兑[덜 손, 바꿀 태] : 잡념을 줄여 마음을 집중시킴

 

잡념을 줄여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 은미隱微[숨을은,작을미]한 일을 결단하는 방법이다. 사건에는 우연이라는 것이 있고, 만물에는 성패라는 것이 있다. 그러기에 은미하게 움직이는 변화를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성인은 자연에 순응하는 무위의 도로 덕 있는 사람을 대하고, 언사가 사리에 합치하는지 살핀다. ...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한 말 때문에 다른 사람이 한 말을 배척하지 않는다.

 

 

 

 

중경中經 : 내심으로 다스림

 

그러므로 도로써 다른 사람을 통제하는 것을 존귀하게 여기며, ... 다음과 같은 방식, 곧 '상대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그 같은 모습을 따라함', '상대의 음성을 듣고 같이 맞장구침', '약자 간의 원수 관계를 풀고 강자 간에 서로 싸우게 함', '떠나간 자와 연락함', '상대의 단점을 말해냄', '마음을 휘어잡음', '내심을 파악함' 등을 취한다.

 

 

 

 

일문佚文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를 바로잡을 수 있기란 어렵다.

 

군주가 명성을 얻으면 군신이 그를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