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
- 미완성에 대한 미련, 자이가닉 효과
1. 미결 과제는 오래 기억된다.
독일의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Kurt Lewin)의 제자 자이가닉의 실험.
-피험자들에게 완전히 푸는 데 몇 분씩 걸리는 간단한 과제를 약 20개 정도 주고 풀어보라고 지시.
그러고 나서 한 집단은 과제를 전부 풀 때까지 기다려주고,
다른 한 집단은 과제를 절반쯤 풀었을 때 중단.
실험이 끝난 후, 두 집단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이 무슨 문제를 풀었는지 기억해달라고 요청.
그 결과 실험 과제를 전부 끝마친 사람들에 비해서
한참 열심히 과제를 풀다가 중단당한 사람들이
자신이 푼 문제를 기억할 가능성이 1.9배 높음을 발견.
덧붙여, 과제를 풀던 도중에 중단시키고 나서 자유 시간을 주면 실험참가자들은 쉬는 대신에
자발적으로 자기가 풀던 과제를 풀려고 한다는 사실도 밝혀짐.
즉, 사람들은 완결하지 못한 것들을 오래 기억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완전히 해결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모두를 통틀어 '자이가닉 효과'라고 한다.
2. 짝사랑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도 자이가닉 효과로 설명된다.
짝사랑은 대부분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만 간직한,
그래서 온전한 사랑으로 완성되지 못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은혜나 원수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인데,
우리가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것을 제대로 갚아준 경우에는
그에 대한 기억도 속 편하게 잊을 수 있지만.
받은 만큼 돌려주지 못한 경우에는 계속 그 사건을 잊지 못하게 된다.
꿈의 기억도 자이가닉 효과를 따른다.
우리가 기억하는 꿈들은 모두 꾸던 도중에 깨어난 것들이다.
형태주의 심리치료사들은 이 미결 과제들이 너무 많이 축적되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인생을 살면서 흘려놓은 미결 과제들이 마음의 에너지를 조금씩 가져가면
우리는 지금 여기가 아니라 과거에 얽매어서 살게 될 것이다.
아시아 문화권에서 귀신들이 나타나는 이유도 대부분은 미결 과제 때문이다.
무엇을 주었으면 그만큼 받아야 하고,
무엇을 받았으면 그만큼 줘야 관계가 완결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억울함, 원한, 후회 등이 남는다.
모두 미결 과제의 다른 이름이다.
이런 미결 과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로 되돌아가서 완결을 지을 수 있다면 그것도 좋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문화는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무당의 굿이나 심리치료사의 사이코드라마도 그 중 하나다.
즉 공연이나 치료를 통해 경험을 완결시켜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미결 과제가 완결되면 환자는 안식을 얻고 귀신은 성불을 한다.
개인의 적극적인 선택도 미결 과제를 해결하는 열쇠다.
픽사의 애니매이션 '업up'(2009)의 주제도 미결 과제다.
주인공인 칼은 늙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몸을 이끌고 미결 과제인 파라다이스 폭포 여행을 달성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과거가 담긴 집에 풍선을 매달아 기상천외한 여행을 떠난다.
칼이 풍선에 매달린 집을 이끌고
파라다이스 폭포로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은 미결 과제에 묶여버린 인생의 상징이다.
자신의 과거가 담긴 집을 놓칠 수 없어서
현재의 친구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그를 보자면
그가 집을 끌고 가는 것인지,
아니면 집에 끌려 다닌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러던 칼이 마침내 집을 버리는 순간,
그는 과거에 얽매여 죽음만 기다리던 삶에서 벗어나
지금 현재의 소소한 모험을 즐기는 건강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영화는 그래서 인생의 미결 과제로 인해 고통을 겪어본 적이 있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다.
- 장근영 [심리학 오디세이] 중에서
[출처] [심리학 오디세이 1장 기억의 원리] #4 미완성에 대한 미련, 자이가닉 효과|작성자 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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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에 대한 기억, 바로 ‘자이가르니크 효과’이다.
완성하지 못한 일을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하고 계속 기억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러시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니크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1920년 말, 이 학자는 빈의 한 카페에서 웨이터가 수많은 손님의 방대한 음식주문을 계속해서 기억해내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웨이터들은 서빙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 기억을 하고 있지만
서빙이 끝난 후에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루어진 일련의 실험 결과,
인간은 완성한 과제보다 완성하지 못한 과제를 두배나 더 잘 기억한다는 것이다.
일단 뭔가를 시도하게 되면 사람들에겐 긴장감이 생기고
그것이 완성될 때까지 목표 달성에 대한 욕구가 계속 일어나게 된다.
과제를 다 완료해 목적을 이루게 되면 비로소 그 긴장감이 해소된다.
마무리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의 마음은 그 일에 계속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미완성 과제에 대한 세부 기억이 더 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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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가르니크 효과는 장기적인 상황과 단기적인 상황으로 나눠질 수 있다. 어릴 적 미안함의 표시를 하지 못했던 초등학교 친구에 대한 기억이 장기적인 상황이라면, 해야 할 일을 다 한 것 같은데 왠지 찝찝한 기분에 수첩을 봤을 때 빼먹은 일이 있던 경우는 단기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는 압박감과 불안감이 오래도록 축적되어 완성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기억이 뇌리에 강하게 남는 것이다.
마케팅에서도 이 자이가르니크 효과를 적용시키고 있는데, 광고를 시리즈로 제작해서 소비자로 하여금 결말을 알아야겠다고 느끼게 만드는 티져(teaser)광고가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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