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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modest-i 2017. 1. 31. 14:04

 


 

2010년 1월 4일 00시 29분 등록

 

중국의 양명학자인 이탁오는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처음 보고 ‘정말 멋진 통찰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근데 정말 그럴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하버드 대학의 교육심리학자인 하워드 가드너가 쓴 <열정과 기질>을 읽으면서 이탁오의 말이 옳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열정과 기질>은 한 분야에 근본적인 혁신을 가져온 7명의 창조적 대가들을 연구한 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창조적 대가는 피카소(그림)와 간디(정치․사회), 프로이트(정신분석학), 엘리엇(시), 스트라빈스키(음악), 아인슈타인(물리학), 그레이엄(무용)입니다. 이 책에서 가드너는 위대한 혁신자가 창조적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이 ‘일종의 규칙’처럼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것을 ‘도약의 시기에 얻는 인지적 ․ 정서적인 도움’이자 ‘친밀한 관계’로 표현합니다. ‘인지적 ․ 정서적인 도움’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가드너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런 친밀한 관계에 대해 좀 더 말해 둘 내용이 있다. 첫째,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두 가지 차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무조건적인 지지로 격려하는 정서적인 차원이 있어야 하고, 혁신적인 도약의 성격을 이해하고 그 본질에 관해 유용한 조언을 해주는 인지적인 차원이 있어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비범한 인물도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스승과 친구 같은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친구는 정서적인 차원의 지지자를 뜻하고, 인지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은 스승(멘토)을 가리킵니다. 한 사람이 스승과 친구의 역할 모두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두 명 혹은 어떤 집단이 두 역할을 나눠서 맡기도 합니다.

 

가드너는 비범한 인물이 조력자와 맺는 관계를 유년기의 자녀와 어머니의 관계에 비유합니다. 이것은 어머니가 어린 자녀에게 모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모국어를 원만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지지와 격려, 그리고 충실한 설명을 아끼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창조적 도약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에게도 이런 도움과 조언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창조적인 도약의 시기는 정서적으로나 인지적으로 매우 긴장이 높은 시기일 수밖에 없다. 이때는 유아기 이래 다른 어떤 시기보다도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 이때 벌어지는 의사소통의 종류는 이미 동일한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의 평범한 대화보다는 어릴 때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상황과 더 닮았으며, 그만큼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비범한 인물에게는 그들을 지도하거나 도와주는 존재가 필요 없을 거라 생각하곤 합니다. 조력자의 부재 속에서 이뤄낸 비범한 성취, 바로 그 점이 비범성의 증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오해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자질을 타고난 인물이더라도 사람 없이는 비범함에 이를 수 없습니다. 비범함으로 도약하는 데는 언제나 결정적 인물의 결정적인 개입이 존재합니다. 결정적 인물의 가장 보편적이 유형이 조력자로써의 스승과 친구이고, 개입의 내용은 정서적 차원의 지지와 인지적 차원의 도움입니다. 예를 들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랄프 왈도 에머슨이 스승이자 친구 역할을 했고, 워렌 버핏에게는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스승과 찰리 멍거라는 파트너가 있었으며, 파블로 카잘스에게는 그가 “내 선생님, 후원자, 안내자이며, 그보다 더한 존재이자 제일 좋은 친구”라고 부른 데 모르피 백작이 있었습니다.

 


미사랑 - 예술과 사람의 향기가 머물다 카페에서 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