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자신을 경계해야

칭기스칸은 대제국의 황제였으나, 늘 남의 말에 귀 기우렸다 <- 쉽지 않음의 사례: '바른 소리' 용납 못하는 새정치

modest-i 2015. 8. 27. 08:42

[기자수첩] '바른 소리' 용납 못하는 새정치

입력 : 2015.08.27 03:00 | 수정 : 2015.08.27 06:56

 
김은정 정치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동학(33) 혁신위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명숙 전 총리의 판결과 관련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지난 21일 "한 전 총리의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었다. 불과 5일 만에 자신의 입장을 접은 것이다.

 

 

이 위원은 "많은 분들로부터 우려와 충고,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며 "저의 발언으로 마음이 아프셨을 당원과 한 전 총리님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정치검찰 문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임금피크제를 수용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 입장과 배치됐던 발언에 대해 모두 사과한 셈이다. 이 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더 이상 분란을 키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위원은 최근 야당 인사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야당 관계자는 "이 위원이 한 전 총리 지지자나 노동계 출신들로부터 야단을 많이 맞았다"고 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사석에서 "어린 X이 나댄다" "자기 정치를 한다" "조용히 혁신안이나 만들지"라며 이 위원을 힐난하곤 했다.

 

 

압력이 있다고 해서 자기 소신을 뒤집은 이 위원도 문제지만 당론과 다른 발언을 수용 못 하는 야당의 태도는 더 문제다. 정당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한 전 총리 유죄 판결은 대법원이 합의로 내린 것이다. 이 위원 말이 틀린 게 아니었다. 야당이 30대 초반인 그를 혁신위원으로 기용한 것은 당을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해서였다.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지 못한 채 집단 '이지메'를 하는 듯한 모습은 전혀 혁신적이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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