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1233년 6월과 1234년 12월, 몽골로 파견된 남송의 사신인 팽대아와 서정이 귀국 후 몽골에서 보고 들은 것을 서로 보충하여 남송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인 흑달사략의 내용입니다.
팽대아와 서정은 파견 전후의 직책이 각각 사천안무제치부사 및 강동병마검할이라는 점에서 나타나듯이 모두 군사분석과 기록의 전문가들입니다.
흑달사략은 이전에 작성된 몽달비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전반적인 방면에서 아주 치밀하고도 체계적입니다.
오고타이칸 때의 몽골기록인 이 글 속에는 몽골의 주요인물,
지리기후,
수렵의 방식,
언어와 문자,
역법과 점치기,
관청의 명칭,
금기,
법률,
일반풍속,
세금제도,
무역,
말의 사육법,
군대조직,
무기,
전술,
군영의 형태,
현재의 전쟁상황 등
무려 50개에 이르는 항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말미암아 흑달사략은 몽골 연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서입니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인 팽대아와 서정은 나중에 사천 방면에서 몽골군의 침공에 맞서는 방어군을 지휘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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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인의 말타기와 활쏘기
갓난아기 때 끈으로 판(요람)을 묶어 말 위에 달아맨 뒤 어머니를 따라 드나든다.
3살이 되면 펠트로 만든 안장을 손으로 잡게 하여 사람들을 따라 달리게 한다.
4~5살 때부터는 작은 활과 짧은 화살을 소지한다.
이후 장성하면 일년 내내 사냥에 종사한다.
말을 타고 달릴 때는 앉지 않고 발돋움 하여 몸을 일으킨다.
따라서 발등 쪽에 8~9할의 힘을 주고 넙적 다리 쪽에는 1~2할의 힘만을 준다.
속도는 회오리가 이는 것처럼 빠르며 기세는 산을 누르는 것처럼 굳세다.
또 말을 좌우로 회전시키는 기술이 마치 날아다니는 새와 같다.
따라서 왼쪽을 바라보면서도 오른쪽으로 화살을 쏠 수 있다.
말에는 밀치가 없다.
말에서 내려 쏠 때는 다리를 팔자종열로 세운 뒤 보폭을 넓게 유지하면서 허리를 잔뜩 웅크려 쏜다.
때문에 매우 힘이 있어서 갑옷을 뚫을 수 있다.
몽골의 군대
나이가 15세 이상인 자는 군사가 된다.
기병만 있고 보병은 없으며
사람마다 2~3마리 혹은 6~7마리의 승용말을 가지고 있다.
50기를 가리켜 1두라 부른다. 1두는 한 부대를 일컫는 말이다.
몽골의 장군들은 군사 중 건장한 자들을 모아 스스로 한 부대를 조직하는 데
이들은 전적으로 주장의 좌우에 포진한다.
이들을 바토르군이라 부른다.
이전에 서하나 금나라를 공격할 때 그들을 진격시켜 성을 공격케 했다.
서정의 목격기:
몽골을 왕래할 때 걸어가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출정 때 그 지휘관은 사람마다 현재 타고 있는 말 이외에 5~6, 혹은 3~4마리의 말을 스스로 휴대하게 하여 항상 왼급에 대비케 한다.
가난한 자라도 반드시 1~2마리의 말을 휴대하고 있다.
몽골의 군사 장비
갑옷은 '카탕고델'과 '쿠데수투 코야크(가죽이 여섯겹으로 된 갑옷)'가 있고
활은 완양각궁(이중 꺾임의 형태로 되어 있고 한 가운데에 양쪽을 잇는 손잡이가 있으며 길이는 90센치이다)이 있다.
화살은 향전(우는 화살)과 타골전, 비침전이 있다.
나무를 깎아 틀을 만들고 땅에 떨어진 독수리의 깃털로 화살의 깃을 만든다.
칼은 휘어진 칼(환도)로 위구르의 형태를 본받았는데 아주 가벼우면서도 무척 단단하고 예리하다.
길이가 짧고 폭이 좁기 때문에 휘두르기가 쉽다.
창은 긴 창과 짧은 창이 있는 데 날이 끌처럼 되어 있기 때문에 물체에 닿을 때 미끄러지지 않아 두꺼운 갑옷도 뚫을 수 있다.
방패는 가죽을 조릿대처럼 엮어서 만들거나 버드나무로 만든다.
폭은 90센티이며 길이는 135센티이다.
또 둥근 방패가 있는데 특히 선봉대가 그것을 잘 사용한다.
말에서 내려 화살을 쏘는데 편리하며 전적으로 적을 격파하는데 사용되는 공격용 방패이다.
또 철로 만든 둥근 방패가 있는데 이는 투구로도 대용된다.
이 방패는 적진에 돌격해 들어갔을 때 말을 빠르게 회전시킬 수 있는 편리함을 가지고 있다.
또 괴자목패가 있는데 이것은 성을 공격할 때 적의 포를 막기 위한 도구이다.
몽골의 왕족이나 노얀(귀족에게 내려지는 작위)들은 각자의 깃발을 가지고 있는데 기면은 단지 한쪽뿐이다.
이 기는 전투를 독려할 때만 펼치며 전투가 끝나면 다시 만다.
성을 공격할 때는 대포를 쓰는데 대포에는 누각이 있다.
누각에는 그물이 있어 발사대의 끈을 당기는 자들의 엄폐물을 이룬다.
봉상을 공격할 때는 성의 한쪽 구석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는데 대포를 4백문이나 세웠다.
이외 나머지 무기들도 한마디로 논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
그들의 특기는 활과 화살이 으뜸이며 환도가 그 다음이다.
서정의 추측: 몽골인들은 처음엔 여러 가지 기술에 대해 무지했으며 가진 기술이 하나도 없었다.
후에 호라즘 제국을 멸망시킨 뒤에야 비로서 산출물을 가질 수 있었고 기술자도 가질 수 있었으며 기계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호라즘 제국의 기술자들의 기예는 아주 정교한데 특히 공성도구는 더욱 정밀하다.
금나라를 멸망시킨 후 온갖 기술자들이 크게 갖추어졌다.
몽골군의 군량
양과 양젖술이다.
말에서 젖이 나오기 시작하면 낮에는 망아지가 먹게 놔두고 밤에 모아들인다.
모은 젖을 가죽포대에 넣고 며칠이 지나면 약간 신맛을 띠면서 마시기에 알맞게 된다. 이것을 체게라 부른다.
몽골군의 행군
행군할 때는 항상 기습이나 매복을 두려워한다.
비록 50기 정도의 작은 병력일지라도 반드시 먼저 정찰 기병대를 보내 사방으로 흩어져 수색하면서 나아간다.
또 높은 곳으로 올라가 먼 곳을 정찰한다.
몽골군은 초병을 1~2백리 사이에 깊숙이 배치한 뒤 거주민이나 행인을 사로잡아 좌우전후의 허실을 심문한다.
예컨데 어느 길로는 나아갈 수 있고
어느 성은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
어떤 땅에서는 전투를 치를 수 있고,
어느 곳에서는 군대가 주둔할 수 있다는 것,
어느 방향에 적병이 있으며
어느 곳에 식량과 초지가 있는 가 등등을
모두 초병이 책임지고 판별한 뒤 돌아와 보고한다.
또 대군이 일시에 힘을 합쳐 공격할 때에는 먼저 양의 견갑골을 태워 점을 친 뒤
한 사람을 선택하여 그가 여러 부대를 통솔하게 한다.
서정 목격기:
몽골인들은 대군을 성 안에 주둔시키는 경우가 없다.
하남과 하북의 군현들을 지나올 때 성안에는 한 명의 병사도 없었다.
단지 성 밖의 촌락에 초병들이 별처럼 흩어져 포진하고 있었다.
만약 갑자기 전투의 경보를 만나면 초병들은 서로 연락을 취하면서 사방으로 염탐하러 다닌다.
이리하여 그 실체를 알게 되면 급히 사령관에게 보고한다.
몽골군의 군영
군영은 반드시 높은 언덕을 선택한다.
사령관의 겔(천막)은 반드시 동남을 향하고 있으며
그 앞에 순라기를 배치하는 데 몽골어로 토로카치라 부르며 교대로 지역을 경비한다.
겔의 오른쪽과 왼쪽 및 뒤쪽에는 여러 부대의 군마가 각기 소속된 노얀에 따라 순서 있게 주둔한다.
군영은 또 배치가 매우 중요한데 각 군영이 멀리 널리 떨어지도록 하여 말이 꼴을 먹는 데 편하게 만든다.
군영에는 각 병사마다 말 두 마리씩을 남겨 밤에도 안장을 풀지 않은 채 비상사태에 대비한다.
군영의 노얀 이름이 바로 야간의 암호이다.
한 군영에 경보가 있으면 곁의 군영은 말을 갖춰 추격이나 습격에 대비하고
나머지 군영은 준비만 갖춘 채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말을 관리하는 군영은 이와는 다르다.
말을 관리하는 군영의 책임자는 군영의 가운데에 거주하며
군영 밖의 사방을 병사가 에워산다.
밤의 파수업무를 교대할 때에는 목각을 전달한다.(즉 한군의 화살전달법과 같다)
말의 꼴을 관리하는 군영은 꼴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저물기 전에 군영을 설치한다.
그 군영의 주변에 불을 밝히는 것을 "불을 펼친다"라 부르는데
밤이 되면 남이 볼 수 없는 곳으로 이동하여 한밤에 약탈당하는 것을 방비한다.
그러나 화포는 처음 군영을 세웠던 곳에 여전히 머물러 있으며 날이 밝도록 이동시키지 않는다.
서정 목격기:
그들은 개를 포진시켜 주변을 경계하는 경우가 많다.
하영을 하려 할 때는 그날 아침 반드시 좌우의 형세를 잘 관찰하고 조사한다.
몽골군의 진형과 야전법
이로움이 보이지 않으면 나가지 않는다.
움직이고 정지하는 사이에 적의 강약을 파악한다. 1
백기로 가히 만여명을 둘러쌀 수 있으며
1천기를 나누어 포진시키면 가히 백리를 채울 수 있다.
견고한 적의 진형을 공격하고 함락시키는 일은 전적으로 선봉대에 의지한다.
그러나 선봉대가 전투에 앞장서는 예는 열이면 셋에 불과하다.
대개 몽골군은 적진을 만나면 삼삼오오나 삼삼사오로 대열을 나누어
적에게 포위 당하기 쉬운 밀집대형을 취하지 않는다.
기마대형은 대략적으로 적이 보병일 경우에는 가지런히 정열하고
기병일 경우에는 대열을 나눈다.
적이 대오를 나누면 몽골군도 즉시 대오를 나누고
적이 대오를 합치면 몽골군도 즉시 대오를 합친다.
본래 몽골 기병들은 멀리서 가까이서 혹은 많고 적게 혹은 모였다 흩어졌다 혹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돌진해 들어오는데 올 때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고
갈 때는 번개처럼 사라진다.
이것을 아병살성진이라 부른다.
그들이 모였다가 분리하는 것은 지휘관의 말채찍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는 것으로,
분리했다가 모이는 것은 '오카이'라는 구령을 듣는 것으로 신호를 삼는다.
그들은 가까운 곳에 있다가도 순식간에 천리나 떨어진 먼 곳까지 이동한다.
그들은 밤에 모여서 적군의 횃불이나 연기를 바라보고 전투를 벌여야 좋은가 아닌가를 판별한다.
매우 춥고 눈이 없으면 말의 결석(자다)을 갈아 하늘에 기도한다.
서정 목격기:
몽골의 군사행동은 단지 강하게 밀어 붙이는 것 하나뿐이다.
그들 역시 사람인데 어찌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그
러나 군사를 일으켜 남침한 이래 패배를 맛보는 날이 적었기 때문에 담이 더욱 커졌고 결단을 머뭇거리지 않는다.
몽골인의 군량은 단지 양과 말뿐이다.
몽골군은 양과 말만을 데리고 다니지 군량미를 운반하는 일이 없다.
그러나 몽골군대에서조차 몽골인은 소수에 지나지 않으며
그 나머지는 모두 멸망한 나라의 사람들이다.
몽골인이 데리고 다니는 양과 말은 자신들이 먹기에도 오히려 부족하다.
또 여러 망국출신의 사람들은 쌀을 먹기 때문에 역시 군량미를 필요로 한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몽골인의 강함만을 과장하지 말고 우
리 남송도 스스로 강해지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몽골군의 전술
높은 곳에 올라 먼 곳을 관찰한다.
먼저 지세를 살펴보고
적정의 허실을 살핀다.
전적으로 적의 혼란에 틈타기를 힘쓴다.
전투가 발생할 때마다 기병대가 빠르게 적진으로 돌격한다.
한번 충격에 적진이 움직이면 수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고 곧장 진입한다.
그러면 적이 10만 명이라도 능히 지탱할 수 없다.
움직이지 않으면 즉 전대가 통과한 후 다음 기병대가 다시 충돌하는데 그래도 뚫을 수 없으면 다시 후대가 그와 같이 한다.
무릇 적을 공격할 때에는 시간을 끌면서 군사를 좌우와 뒤에 포진하는 계략을 사용한다.
기병이 사방을 둘러싸서 포위망이 구축되면 최후에 이르는 자가 오카이라고 일성을 지른다.
그러면 사방팔면에서 일제히 향응하면서 힘을 합쳐 일시에 공격한다.
이 같은 전술 이외에 둥근 방패를 팔에 차고 말에서 내려 활을 쏜다.
한 발에 적중시키면 두 번째 쏠 때에는 적진이 반드시 붕괴된다.
붕괴되면 반드시 혼란이 발생하는 데 이 혼란을 틈타 빠르게 돌진한다.
적이 휴식하는 것을 보면 말을 타고 대응하도록 만든다.
그들이 대응해 움직여 나오면 뒤에 머물고 있는 군대가 빠르게 돌진하여 적을 영격한다.
적이 견고한 방어술로 맞서 백가지 전술이 통하지 않으면
반드시 소 등의 가축이나 말을 채찍으로 때려 돌진시켜서 적진에 혼란을 일으킨다.
이러면 적을 패퇴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혹은 창을 밖으로 줄지어 내밀어 말이 돌진하는 것을 방어하면 즉시 주변을 기병으로 둘러싸고 사이에 초병들을 배치한다.
초병들이 화살 한 발씩을 발사하여 적을 피로하게 만든다.
서로 대치하는 것이 점점 길어질수록 적이 식량이 반드시 떨어지거나 연료와 물이 부족하게 되어 불가불 이동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군사를 보내어 핍박한다.
또는 적진이 이동하더라도 급하게 공격하지 않고
그들이 피로하기를 기다린 후 돌격해 들어간다.
혹 몽골군사의 수가 적으면 먼저 흙을 뿌리고 다음에 나무가지를 끌어 먼지가 하늘을 찌르게 만든다.
그러면 적군은 병사가 많은 것으로 의심하여 매번 스스로 붕괴된다.
그래도 적진이 붕괴하지 않으면 돌격한다. 그러면 반드시 격파된다.
혹
은 항복하거나 사로잡힌 포로들을 앞세워 이미 싸움에서 졌다는 것을 들려주거나
적이 힘이 소모된 것을 틈타 정예병으로 공격한다.
혹은 약간 접전을 벌인 후 거짓으로 패배하여 북쪽으로 달아난다.
거짓으로 군수품을 버리고 고의로 황기와 백기를 던진다.
그러면 적군은 몽골군이 정말로 패배했다고 믿으면서 북쪽으로 계속 추격해 온다.
그러면 매복한 부대가 그들을 공격하는데 이때 자주 적의 대군을 전멸당하기도 한다.
패배를 가장해 서로 엇갈려 나가는 사이에 교묘한 계략으로 승리를 취하는 전술은 옛날 병법서에서도 언급하지 않는 것이다.
전투에서 승리하면 적을 추격하여 살해하며 놓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패배하면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하여 적이 그것을 추격할 수 없도록 한다
태계 황선생 에서 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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