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_ 의미없는 시간계획표를 세우지 말자
자동차를 타고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터널 속만 보이고 터널 밖은 보이지 않는다.(터널비전현상)
우리는 초등학교 시절 방학과 함께 어김없이 만들었던 것이 바로 동그라미 계획표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날 정도로 비현실적인 계획표였지만,
그 계획표를 짜는 순간만큼은 사뭇 진지했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에 부풀었던 기억이 난다.
기상시간은 으레 6시 아니면 6시 반이다.
학기 중에도 일어나기 힘든 기상시간인데 늘 그렇게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아침 운동'도 약방의 감초처럼 꼭 그려넣고,
초등학생이 무슨 신문을 읽는다고 '신문읽기'도 슬쩍 끼워넣고는 했다.
당연히 '아침공부;는 필수항목이었다.
모든 시간은 단 1분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돌아가도록 빈틈없는 계획을 짜곤 했다.
그러나 작심삼일까지 갈 것도 없이 방학 첫날부터 동그라미 계획표는 빛을 잃고
그 계획표는 그저 방학숙제 제출용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는 그 과정을 초등학교 내내 반복하고도 모자라
중,고등학교에서도 반복하곤 한다.
이번만은 예외라는 현재의 의지가 미래에 대한 상상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계획오류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멈추지 않는다.
이 모든 상황은 의지의 부족이라기보다는
애초부처 미래에 대한 우리의 계획이 현재의 의지에 의해 지나치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의지에만 집착하여 미래 계획을 세우다 보면
관심이 자기 내면으로만 집중하게 된다.
불타는 의지, 각오,
과거의 실수에 대한 깨달음,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는 자기 확신 등을 보면서
현재의 의지가 미래에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시에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들은 미래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지어 버린다.
그래서 몸살, 여행, 친척의 죽음, 장마, 안보고는 못배길 블록버스터의 등장, 이성 친구와의 갈등 등 우리의 의지대로 실천할 수 없게 방해하는 예기치 못한 일들은 미래의 상상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마치 자동차를 타고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터널 안만 보이고 터널 밖은 보이지 않는, 터널비전 현상과 같은 원리다.
미래를 예측할 때 현재 존재하는 자기 내면의 의지만 보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미래에는 존재하게 될 여러 상황 요인들을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계획을 세우는 사람의 말은
한 번 정도 걸러내고 듣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 중에서
노동자의 복지를 위하여 블로그에서 펌함 각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