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 말고 좀 더 복잡한 것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훌륭한 기업가(entrepreneur)가 될 만한 자질이 있는 인재를 찾기 위해 어떤 테스트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보통은 중학생에 대해 IQ 테스트를 하는 식의 방법을 떠올립니다. 교육 심리학자들은 정확하게 학습 능력순으로 학생들을 줄 세울 수 있습니다. SAT(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나 IQ 테스트를 통해 과학, 수학, 언어, 기술, 공학 그리고 의학 분야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 학습자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 심리학자들에게 기업가 자질이 뛰어난 순서대로 동일한 학생들을 줄 세우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것입니다.
갤럽은 어떤 사람이 기업가가 되는지 알아내기 위해 지금까지 5만명가량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리고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비포장도로에서 운전할 때 당신이 고려하는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등의 질문을 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피해를 줄이면서 운전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기업가 자질이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차를 빨리 몰아 비포장도로에서 벗어나겠다고 답합니다.
이것이 일반인과 기업가를 구분 짓는 점입니다.
또 기업가 기질이 있는 사람들은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통념이 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를 분석하니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리스크를 감수하기 보다는 리스크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성향을 알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런 경우 질문이 적절한지 검증을 하는 게 문제가 아닐까요?
"기업가 자질을 검증하는 테스트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빠르게 성장 중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500명을 대상으로 같은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다시 분석했고, 이 테스트에서 기업가들의 자질이 드러난다고 확신한 것입니다.
이를 활용해 기업가의 자질을 찾는 식입니다.
더 재밌는 것은 생각보다 기업가 자질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갤럽의 조사 결과 1000명 중에 5명꼴로 기업가에 적합한 재능을 가진 젊은이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뜬금없이 기업가 이야기를 꺼낸 것은
'기업가를 교육을 통해 길러낼 수 있다' '리더십은 만들어지는 것이다'는 일반적인 통념이 옳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한 것입니다.
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자질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데이터 분석을 하면 다 나옵니다.
핵심은 기업가가 될 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 세계적인 기업가들만 봐도 대학을 중퇴했습니다.
명문대 졸업생 가운데 기업가가 있을 확률이 높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기업가를 만들지 마세요. 찾으세요'라고 말하고 싶군요.
정말 유용한 정보가 아닙니까?"
―기업가가 타고나는 것이라면 경영전문대학원(MBA) 같은 비즈니스 스쿨은 다 필요없다는 뜻인가요?
"MBA가 기업가를 키우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MBA가 육성하는 것은 '비즈니스 닥터'입니다. 기업 내부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처방을 내리고 실행하는 사람을 키운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빅 데이터가 인사 담당자에게 줄 수 있는 귀중한 정보입니다."
IBM과 구글, 갤럽의 공통점
짐 클리프턴 갤럽 회장은 "GE처럼 큰 기업들이 규모는 작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사들였지만, 갤럽은 다르다"며 "갤럽에서 분사한 기업들이 100개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경영 철학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유능한 조직원에게 창업을 독려하는 것이 갤럽의 문화"라며 "IBM과 구글이 많은 IT 기업을 탄생시킨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조직 안에 기업가가 있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갤럽이 실제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분사해야 합니다. 갤럽에서 분사한 기업이 100여개 정도 됩니다. (기자가 놀라는 표정을 짓자) 정말입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회사도 있습니다. 갤럽의 창립자인 조지 갤럽 박사가 갤럽을 경영하던 시절 갤럽이 광고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직원이 있었습니다. 갤럽 박사는 본인은 여론 조사에만 관심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그가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도와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갤럽 박사는 그 젊은이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새로운 광고 에이전시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 젊은이의 이름이 바로 데이비드 오길비(Ogilvy)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광고 회사 가운데 하나인, 오길비앤드매더(Ogilvy&Mather)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오길비 말입니다. 갤럽 박사가 그로부터 보상을 받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유능한 직원에게 창업을 권하는 것은 경영자 입장에서 어려운 결정 아닌가요.
"기업이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를 안다면 충분히 결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오길비앤드매더는 갤럽의 직원들이 구상하고, 이 조직으로부터 성공적으로 잉태시킨 100개 남짓한 기업들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을 포함해 수만 개의 훌륭한 기업들을 배양하거나 탄생에 자극제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날 구글은 스핀아웃(spin-out·기업의 일부 사업부 또는 신규 사업을 분리하여 전문 회사를 만드는 것)을 통해 수백 개 신생 기업을 탄생시키고 있습니다."
―기업의 내부 혁신보다는 쓸만한 기업가의 창업을 돕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인가요.
"중요한 것은 혁신 그 자체로는 매출을 창출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혁신가와 고객을 연결하는 것은 기업과 이를 경영하는 기업가입니다.
가치와 고객을 마음속으로 그려보고,
매출과 이익을 창출할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는 기업가 말입니다.
기존에 있던 조직이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없다면, 창업을 권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조선일보 위클리 비즈에서 펌함/ 한 문장 첨삭 2015. 06. 06 모디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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