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위클리비즈 최현묵 기자입니다. 지난 14일 자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는 ‘설득 과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로버트 치알디니(70) 미 애리조나주립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의 의 인터뷰 기사가 커버로 실렸습니다. 인터뷰 뒷이야기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달 23일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애리조나주립대 캠퍼스. 기자는 렌터카를 몰고 호텔에서 학교로 출발했습니다. GPS에 의존해 어렵지 않게 학교 심리학과 건물을 찾아갔지만, 주차장을 찾는게 문제였습니다. 차를 어디에 대야 할지 몰라 헤매다, 결국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치알디니 교수는 제 전화를 받자마자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섭씨 20도가 넘는 더운 날씨임에도 정장에 넥타이 차림이었습니다. 치알디니 교수의 베스트 셀러 ‘설득의 심리학’에 보면,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옷차림도 정장을 입는게 좋다고 나옵니다. 저는 재킷을 걸치긴 했지만 넥타이는 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 ▲ 로버트 치알디니 애리조나주립대 명예교수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제 옷차림을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치알디니 교수는 관대한 평을 내리더군요. “장시간 비행하느라 힘든걸 감안하면 상당히 좋게 보입니다.”
인터뷰가 성사되기까진 큰 고비가 있었습니다. 치알디니 교수는 설득 과학을 기업체와 정부 등에 컨설팅하는 ‘인플루언스 앳 워크(IAW)’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IAW 직원이 치알디니 교수와 저 사이에서 인터뷰 일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1주일 전부터 이 직원이 이메일에 답장을 안주더군요. 그 전에 인터뷰 허락도 받았고, 날짜도 20~23일 중 하루로 하자는 얘기까지 진전이 된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연락두절이 되니 난감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해당 직원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하더군요. 치알디니 교수 역시 저한테 인터뷰 약속을 해놓고 연락할 방법을 몰라 애를 태웠다고 하더군요.
난관 끝에 성사된 인터뷰는 물흐르듯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치알디니 교수의 ‘내공’ 덕분이었죠. 전세계적으로 1300만부 이상 팔린 자신의 책 ‘설득의 심리학’에 나온 설득의 원칙들과 최신 실험 결과, 기업체들의 적용 사례들을 섞어가며 막힘없이 설명을 해주더군요.
인터뷰 내내 저명 심리학자인 그에게서 권위적인 모습은 찾아볼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기자를 배려하고, 사진 촬영 요청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바쁜 와중에 한국에서 온 기자와의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과학자들은 그들의 발견이 어떤 용도로 쓰이면 유용할지 사회 전체에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금이나 기부금 등 사회전체로부터 도움을 받아 연구를 하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사회 전체에 빚을 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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