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가파른 유가하락 … 손익계산 손놀림도 빨라져
국제유가 폭락사태가 지구촌 경제를 갈림길로 몰아가고 있다. 적절한 유가하락은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줬으나 마지노선이 무너지며 불경기를 오히려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앞으로도 두세달 동안 하락세가 지속돼 40달러마저 무너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그럴 경우 이익보다 손해가 늘면서 2분기에는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미국 전문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50달러선 무너진 국제유가 어디까지 떨어지나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 있다. 미국내 유가전문기관들과 경제분석가들은 유가급락세가 예상을 뛰어넘자 연일 예상치를 내려잡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5년 새해 들어서도 급락을 거듭해 서부 텍사스산은 물론 영국 브렌트유까지 배럴당 50달러선이 붕괴됐다. 7일 50달러가 무너졌다가 급락세가 주춤해졌으나 아직도 50달러 아래에서 맴돌거나 위험한 턱걸이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과연 언제까지 얼마나 더 떨어질 것인지를 놓고 유가전문가들이 다급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 예측치를 내려 잡았으나 너무 빨리 붕괴돼 자신 있게 수정 전망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내에서 나오고 있는 대체적인 전망은 2월이나 3월말까지 앞으로도 두세달은 유가하락세가 지속된다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배럴당 40달러도 무너지고 3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40달러마저 붕괴되면 산유국들의 대응 조치가 가시화되기 때문에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티그룹은 서부텍사스산 중질유의 경우 2분기인 4월부터 6월 사이에 47달러를 기록한 후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지속돼 올 연말에는 70~80달러까지 올라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급락 손익 갈림길
국제유가는 2014년 6월부터 12월까지 단 6개월만에 반토막 났다. 6월에는 배럴당 110~115달러였으나 12월에는 55달러 안팎으로 급락한 것이다. 유가급락은 당초 일부 산유국들이 직격탄을 맞았으나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 전체의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호재로 간주됐다.
석유수출로 정부수입의 대부분을 충당해온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이 정부수입 급감은 물론 통화가치 폭락이 겹치면서 불경기, 국가부도까지 내몰렸다.
반면 다수의 국가들에게는 원유수입비용을 낮추고 내수 소비를 촉진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간주돼 왔다. 미국의 경우 미국민들이 하루에 4억 5000만달러씩 기름값을 절약해 한해 150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미국민들이 한가구당 한달에 100달러, 한해에 1200달러씩 휘발유 값을 절약해 다른 곳에 쓸 여력이 생기는 것이어서 소비를 촉진시키고 이는 미국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그러나 유가급락이 너무 가파르게 전개되면서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로 바뀌고 있다.
석유업계 직격탄, 지구촌 경제에 역풍
미국도 석유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제유가가 6개월 만에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미국의 10대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은 무려 2000억달러나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엑슨 모빌을 비롯한 미국내 10대 정유 회사들은 유가급락에 대응해 탐사와 시추, 생산, 정유 관련 예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일부 회사들은 관련 직종에서 일자리까지 줄이고 있다.
이른바 셰일 가스와 오일 붐으로 활황을 누렸던 텍사스와 노스, 사우스 다코다 등 일부 주지역들이 일자리 감소와 경기둔화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미국민들이 한해에 1500억달러의 휘발유 값을 절약해 다른 씀씀이를 늘려 경제성장에 속도를 내게 할 것으로 보이지만 석유업계를 중심으로 직격탄을 맞는 피해액을 계산해 보면 이익보다는 손해가 더 많아지는 갈림길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은 미국내뿐만 아니라 지구촌 경제 전반에서도 적용돼 분수령을 맞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유가급락에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 경제가 붕괴되면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유럽경제까지 요동치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중동 산유국에 수출 또는 수주해온 국가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지나치게 급락하면 전반적인 물가하락으로 이어지는 디플레이션을 불러와 비틀대는 각국 과 지구촌 경제 전체를 장기 불경기로 몰고 갈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제 미국과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는 석유수출국 기구가 유가급락의 손익분기점, 갈림길에서 특단의 조치에 나설 시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유가전쟁 벌이는 미국-사우디, 유가급락 저지 공조할 듯
'ㅁ 미래대비<-준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닥터둠보다 더 한 피터 시프의 경제관: 연준 4차 양적완화(QE4) 불가피 / 저유가 대신 고유가 시대 온다 / 디플레이션 나쁘지 않다 (0) | 2015.01.11 |
---|---|
42달러가 마지노선, 두세달 치킨게임 지속 / 2분기에는 반등시킬 듯 (0) | 2015.01.11 |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개개인의 생활 패턴이 모두 바뀐다 / 윤창현 금융硏 원장① "디플레는 독약…금리 0%도 생각해야" (0) | 2015.01.11 |
디플레이션 겁에 질린,글로벌 투자자금, 주식→채권 이동중 (0) | 2015.01.11 |
유가 하락과 함께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국면이 본격화될 것, 유럽의 양적완화가 경기둔화세를 막기 역부족 인식되면 금융시장에 큰 충격 줄 것 우려 (0) | 2015.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