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목표 낮추고 경제활성화에 집중해야
환율 조작국 비판 두려워 말고 외환시장 개입해야
- ▲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디플레이션을 '독약'이라고 표현하며 “디플레이션 심리가 고착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현재 연 2.0%인 기준금리가 0%까지 내려가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성형주 기자 foru82@chosun.com
“디플레이션은 ‘독약’이다. 경제 주체들이 물가 하락을 예상하면 소비와 투자를 모두 미루기 때문에 경제에 부작용이 매우 크다. 디플레이션 조짐이 보일 땐 돈을 풀어 디플레이션 기대가 정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디플레이션 심리가 고착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현재 연 2.0%인 기준금리가 0%까지 내려가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장은 또 “올해 대외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외환 부분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4000억달러 수준인 외환보유액을 더 쌓을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한은이 달러를 사들이면 원화가치도 떨어지는 효과(원·달러 환율 상승)가 있다”고 했다. 그는 “(외환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면) 미국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우리나라를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판하지만 이를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에 대해서는 “수요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수요 감소 등 경제위기 여파를 반영해 유가가 하락한 것이기 때문에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3.7%로 지난해(금융연구원 추정 3.5% 성장)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활성화 정책과 기준금리 인하, 2014년 일시적인 소비 위축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국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금융연구원은 올해 세계 경제 회복이 더뎌 우리 총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5.4%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윤 원장과의 일문일답. [대담=정재형 경제정책부장]
― 올해 우리 경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내수가 회복되며 올해 우리 경제는 3.7%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증가하며 수출보다는 내수가 경기 회복을 주도할 것이다. 다만 일부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을 3.0%까지 낮춘 것은 우려스럽다. 최근에 발표된 전망일수록 수치가 낮다. 성장률 전망 3.0%는 우리 잠재성장률보다 낮고 지난해 성장률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우리 경제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은 수요 감소 등 세계 경제 위기 여파를 반영한 것이다. 위기가 가시화된다는 측면에서는 유가 하락이 두려울 정도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 세계 경제는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상태다. 체력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유가 하락 등이 경제 판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상황이 안 좋을 때 유가가 흔들린 것이니까 타격이 될 것이다. 몸이 아주 튼튼한데 청룡열차나 자이로스코프를 타면 아드레날린, 엔도르핀이 나오며 신나는데, 몸이 안 좋을 때 자유낙하 하는 놀이기구를 타면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유가 하락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두 가지가 있는데, 영향이 모든 경제와 산업에 동일하게 미치지 않는다는 게 큰 문제다. 유가 하락으로 당장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줄어들고 조선 업체의 해양 플랜트 수출이 악화될 것이다. 석유화학을 포함해 건설, 중공업, 조선 업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 ▲ 윤 원장은 올해 대외 리스크 관리 중 외환부문 관리가 중요하다며 "한은이 달러를 사면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동시에 원화가치가 약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 저물가가 장기화되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독약이다. 일시적으로 물가가 떨어지거나 물가상승률이 낮을 수는 있지만, 이것이 장기화돼 디플레이션 심리가 정착되면 경제주체 심리가 완전히 얼어붙는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개개인의 생활 패턴이 모두 바뀐다.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니 집을 포함해 모든 소비를 뒤로 미루게 된다. 일본을 보면 식료품도 수박 한쪽, 생산 한 토막 등을 판매한다. 가격이 계속 내려갈 거라고 생각하니 많이 사놓을 필요가 없다. 최대한 나중에 소비하는 것이 이득이다. 디플레이션은 이렇게 소비와 투자, 임금 등 생활패턴이 완전히 바꾼다. 디플레이션이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은 매우 크다. 디플레이션 조짐이 보이면 돈을 풀어 디플레이션 심리가 정착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현재 연 2.0%인 기준금리가 0%까지 인하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디플레이션 심리가 정착된다면 한국은행은 크게 실기(失期)하는 것이다. 금리를 내리면 우리나라에 유입된 해외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맞다. 하지만 반대로 금리가 떨어지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고, 금리 인하로 경제가 회복되면 해외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이 두 가지 효과를 다 봐야 한다. 한은이 경제 전체 활력을 증대시키는 방향에 더 목표를 둬야 한다. 물가안정을 최고 목표로 보지 말고 많은 경제 목표 중 하나로 낮춰 경제 안정, 경제 활성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 세계 경제 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역할이 더 커졌다. 재정정책이 힘을 잃은 상태기 때문에 빈자리를 통화정책이 메워야 한다.”
― 지난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LTV DTI 등 부동산 금융 규제를 완화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부동산 가격이 물가상승률 수준만큼 오르게 하는 것은 하나의 반(反)디플레이션 정책이다. 부동산 가격이 물가상승률인 2~3% 정도 오르는 것은 경제 활력을 위해 필요하다. LTV·DTI 완화는 2금융권 대출이 줄고 1금융권 대출이 늘어나 가계의 금리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다만 빌린 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보다 생활자금, 자영업자 사업자금 등으로 쓰인 부분은 정책 결정자들이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물론 크게 보면 소비를 촉진해 내수에 도움이 된 면도 있다. 다만 부동산 금융 규제는 은행에 자율권을 주는 게 좋다.”
― 유럽과 일본,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대외적으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만한 요소는 미국 경제 회복 정도밖에 없다. 일본과 중국, 유럽, 중동지역 모두 좋지 않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리스크 관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외환부문이다. 외환보유액을 더 쌓을 필요가 있다. 한은이 외환보유액을 늘리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면 원화가치도 좀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미국이나 IMF가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판하지만 이를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 엔화 약세도 이어지고 있다.
“엔저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100엔당 원화 값이 900원 아래로 하락하는 경우 일본 관광객이 사라지고 우리 제품도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에 추월당하면 회생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 경제 전체에 엔저가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엔저에 민감한 분야는 이미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원엔 환율 하락에도 정부 개입이 필요한 것 같다.”
― 금융업 환경은 어떻게 전망하나.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권 예대마진이 줄어들어 당분간은 업황이 좋지 않을 것 같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데 견디는 수밖에 없다. 핀테크와 금융한류 등 시도해 봐야 할 것은 해야 한다. 점포 정리도 포함해서. 금융업의 수입을 크게 올릴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조선비즈에서펌함
'ㅁ 미래대비<-준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42달러가 마지노선, 두세달 치킨게임 지속 / 2분기에는 반등시킬 듯 (0) | 2015.01.11 |
---|---|
미국내에서 나오고 있는 대체적인 전망은 2월이나 3월말까지 / 일부 전문가들은 배럴당 40달러도 무너지고 3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 (0) | 2015.01.11 |
디플레이션 겁에 질린,글로벌 투자자금, 주식→채권 이동중 (0) | 2015.01.11 |
유가 하락과 함께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국면이 본격화될 것, 유럽의 양적완화가 경기둔화세를 막기 역부족 인식되면 금융시장에 큰 충격 줄 것 우려 (0) | 2015.01.11 |
유로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0.2% 하락 / 유가 하락은 상품 거품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0) | 2015.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