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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계환의 독서경영] 나폴레옹의 전략적 직관 / 클라우제비츠, 조미니

modest-i 2019. 12. 15. 14:21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폴레옹은 시민혁명으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영웅입니다. 혁명으로 왕정이 폐지된 프랑스를 제외한 주변에 있는 모든 국가는 귀족국가였고 그들은 혁명의 물결이 자국까지 전파될까 두려워 프랑스를 공적으로 삼습니다. 주변의 모든 국가와 전쟁을 벌여야 할 당시 군대를 지휘할 만한 경력이 있는 귀족들은 모두 해외로 도망갔고, 덕분에 겨우 26세밖에 되지 않은 나폴레옹은 3만명을 지휘하는 장군이 됩니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없던 그가 제대로 된 지휘를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고 심지어 병사들은 그를 프랑스인이라고 보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고향인 코르시카 섬은 그가 태어나기 겨우 1년전에 프랑스에 소속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는 변변한 무기도, 보급품도 사기도 형편없는 군대를 이끌고 이태리로 쳐들어가 이탈리아군과 오스트리아 연합군을 무찌르게 됩니다. 이후 이탈리아를 침공하고 오스트리아를 격파하고 이집트를 원정하여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뛰어난 전쟁수행능력으로 전성기를 맞던1810년, 나폴레옹의 적들은 그의 전략을 분석하기에 이릅니다. 그들이 분석한 전략의 비밀은 바로 "나폴레옹의 전략적 직관"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이 가지고 있던 전략적 직관을 전쟁론의 저자 클아우제비츠는 "꾸데이"라고 불렀습니다.
 
그의 전략을 분석하여 후세에 알린 사람이 두 사람 있었습니다. 하나는 적국 프로이센의 장군이었던 클라우제비츠이고 또 한 사람은 나폴레옹의 부하이며 프랑스인인 조미니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전략적 목표지점을 선택하는   방법인 조미니의 삼단 논법입니다. 삼단논법은 목표를 정하고 이를 공격하여 목적달성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후 서구의 많은 전쟁에서는 조미니의 방법을 따랐지요. 미국   남북전쟁에서 상호 목표를 정하고 공격하거나 세계1차 대전에서 전선을 형성하고 싸웠던 방법입니다. 결과적으로 전쟁하는 양편이 엄청난 희생을 치렀습니다.
 
이처럼 조미니의 전략적 목표설정 방법이 많이 채택된 것은 읽기 편하게 프랑스어로 구성된 책의 영향이 매우 컸고 더구나 부하였던 조미니가 썼으니 나폴레옹의 승리방정식이라고 믿을만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요. 반면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나폴레옹의 전략적 직관을 더 우선시 합니다. 나폴레옹은 초기 전쟁에서 구체적이고 상세한 목표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을 치루게 되면 일단 상황판단을 위해 전장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상황분석을 통해 판단을 하고 그때 가서 적과의 전투를 치릅니다. 결코 목표를 상대에게 노출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치렀던 가장 치명적인 패배는 러시아 원정이었는데   바로 적에게 목표를 일러주고 치렀던 전쟁이었습니다. 클라우제비츠가 강조했던 전략적 직관을 채택하지 않고 조미니의 방식인 목표를 정하고 공격했던 방식을 썼던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윌리엄 더간 교수는 전략적 직관을 활용해서 성과를 냈던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피카소가 위대한 그림을 그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시대적 상황을 잘 판단하고 마티스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2차대전때 미국의 패튼 장군은 직관적 전투의 대가로 불렸습니다. 그는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지 않고 적에게 다가가서 일부의 병력으로 적의 앞을 고정시키고 나머지 병력으로는 옆으로 우회하여 다른 방향에서 공격하는 전법을 주로 썼습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세부사항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요. 일단 결정이 내린 뒤에는 패튼도 모든 일을 꼼꼼히 따졌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클라우제비츠의 방식입니다. 반면 그의 경쟁자였던 호지스와 브래들리는 사전에 모든 세부사항을 따져 결정하는 조미니식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어쩌면 조미니식 방법은 기존까지 있었던 서양식 전략이고 클라우제비츠식 방법은 동양의 손자병법과 일맥상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성공적 전략의 활용에 있어서는 나폴레옹의 경우처럼 전략적 직관을 발휘하는 경우가 훨씬 더 성공적이라는 저자의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윌리엄 더간 교수는 이러한 전략적 직관을 꾸준히 연구하여 “전략적 직관”이란 후속 책도 발간하고 작년에는 우리나라를 다녀 가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과거사례와 통찰력에 기반한 결정이 되기 전까지는 진정한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나폴레옹이 가지고 있던 꾸데이가 어떤 상황에서 발휘될지는 알 수 없지요. 하지만 그가 했던 노력을 보면 어떻게   해야 진정한 꾸데이가 발현될 수 있을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바로 엄청난 독서력이 바로 그 기반이   됩니다. 꾸데이의 가장 기본적인 접근 수단은 과거사례를 조사하고 현재에의 적용방법을 연구해 보는   것이고 독서란 기본적으로 현재와 과거시점의 이야기들을 읽는 것이기 때문이죠. 전략적 직관에서도 가장   독서가 중요한 요소로 이야기될 수 있겠네요. 독서도 막연하게 시간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화시켜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독서경영입니다.
 

감사 드리며
안계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