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있어서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의 도약은 실천적 비법으로 매일 반복 훈련이다.
기술이 늘어 기예가 되고 어느덧 그 사람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 되고 한 영혼이 된다.
이때 춤추는 사람은 사라지고 춤만 남고,
화가는 사라지고 그림만 남고,
글 쓰는 작가는 사라지고 글만 남는 경지는
매일의 훈련이 주는 기막힌 선물이다
[출처] 구본형의 『깊은 인생』|작성자 지촌강나루
이 책의 시작은 사하라 사막의 '황금빛 사자'를 내세운다. 낙타 떼와 캐러밴의 대열이 모랫바람에 지칠 쯤, 모래 굴곡 사이로 서서이 나타는 황금빛 사자, 그건 사막이 보여 주는 마지막 로망이리라.
우리는 언제 황금빛 사자가 되는가? 우리의 평범함 속에 감추어진 위대함의 씨앗은 어느 때 발아하게 되는가? 언제 우리는 그 시점을 계기로 과거의 그 사람이 아닌 전혀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가?
평범한 사람의 위대한 도약, 이 책의 일곱 개의 이야기를 통해 그 매혹적인 주제의 비밀로 다다간다. 이야기마다 네 개의 방이 주어지는데 첫 방은 '이입의 방'으로 영웅의 이야기다. 이성을 담보하고 감정을 이입한다. 두 번째는 '현실의 방'으로 환한 방이다. 맡겨두었던 이성을 돌려받는다. 황홀한 영웅의 방에서 나와 그 영웅의 이야기가 다른 위대한 사람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됨을 알게 되고 또 평범한 사람이 영웅이 되어 가는 여정도 비슷함을 눈치 챈다. 세 번째는 '카페의 방'으로 저자와 독자의 이야기다. 각 영웅의 이야기는 저자의 경험을 통해 독자의 감성의 세계로 전달된다. 네 번째는 '각성의 방'으로 빈 방이다. 독자는 이곳에서 독자의 이야기, 즉 나의 이야기인 자신의 신화를 그려넣도록 배려한 '나의 전시실'에 있게 된다.
남아프리카의 마리츠버그의 역에서의 간디의 대각성, 그가 어설픈 변호사에서 위대한 지도자의 길로 도약하는 그 운명적인 밤이 필연으로 되어 가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내 안의 잠재력을 일깨워 준다. 이를 위해서는 세 문을 지나야 하는데, 첫 번째가 '깨우침의 문'으로 소명에 대한 각성과 고유한 잠재력이 발견되는 대각성으로 이름이다. 두 번째 '견딤의 문'은 침묵의 10년처럼 고독과 인내로 선택한 삶에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넘어섬의 문'으로 스승을 넘고 나 자신도 넘어 우주의 위대함으로 닿음을 말한다. 그리고 알게 된다. 그들의 삶이 하나의 시였듯이 나의 삶도 역시 시가 되어감을.
모든 우연이 다 필연이 되지는 못한다. 우연은 우연으로 흘러 잊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오직 특별한 우연만이 우리로 하여금 우주와 공명하고 있다는 일대 각성에 이르게 한다. 그 우연은 곧 우리의 소명이 된다. 우연이 운명이 되는 것이다.
우연을 해석해 보자. 그 우연은 정말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우연을 가장한 필연, 즉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는 일이었을까? 이 대목에서 분석해보자. 간디의 마리츠버그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강한 일개 사건이었는데 그런 일은 간디에게만 일어나라는 보장은 없다. 당시 유색 인종이라면 누구나 일등실에 타게 되면 겪어야 할 수모였을 텐데, 어째서 간디만 그 일을 입지 못했던 것일까?
간디는 마리츠버그 사건 앞에서 홀연 각성한다. 그 우연한 사건은 영혼의 각성을 촉구하는 '전령관'이었다. 운명의 갈림길에서 그는 모험에의 소명을 깨닫게 된다. 마리츠버그의 우연은 역사적 사명의 수행을 촉구하고 있었고 간디는 정신적 통과의례를 거쳐가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삶의 지평은 너무나 협소해 그의 영혼의 크기에 맞지 않아 바야흐로 하나의 삶의 문턱을 넘어야 할 때에 이른 것이다.
다음으로 체 게바라는 혁명가가 되어 세계만방의 인민을 해방하는 신화를 썼으며, 마사 그레이엄은 평범한 사람의 불안과 고민을 몸으로 표현함으로써 춤과 인생이 만나게 되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스피노자는 삶의 윤리를 다듬어 자신의 삶에 직접 적용하여 자신이 말한 대로 살아가는 참으로 윤리적인 인간의 길을 보여 주었고, 니체는 거짓으로 살기보다 미치는 쪽을 선택한 초인이 되었다. 조주는 손에 슬그머니 열쇠를 쥐어준 스승 남전이 있었기에 마지막 선(禪)의 불꽃으로 타오를 수 있었다. 처칠은 철저한 현실의 관찰을 통하여 미래를 읽어내는 통찰을 얻었으며, 불굴의 정신으로 자신이 미리 본 미래를 관철했다. 아니타 로딕은 탐욕이 지배하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자신을 넘어서는 더 큰 것을 보고 헌신했으니, 그녀를 보는 순간 현실에 너무도 쉽게 무릎을 꿇는 굴종에 대한 유쾌한 저항과 에너지를 얻게 된다. 그들은 모두 신화가 된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자신의 천복을 따라 살다 간 조지프 켐벨은 이 모든 위대한 영웅이 탄생하면서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밝혀준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 하나가 어느 날 한 안내자의 등장으로 영원히 잊지 못할 모험을 떠남으로써 전설적 영웅으로 깊은 인생을 살게 되는 명료한 사실을 우리에게 입증해 알려준다. 그리고 그 역시 자신이 밝혀낸 모델 속으로 걸어 들어가 위대한 학자가 되었다.
성공은 재능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태어났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카드 게임과 같아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게임에 참가한 플레이어로 주어진 패로 이기기 위해서
, 혹은 즐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재능은 주어진 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그러나 그 받은 재능을 다 쓰고 가야 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다. 그리고 위대함이란 받은 탤런트의 크기가 얼마가 되었든 받은 만큼 다 쓰고 갈 때 찾아 온다. 루즈벨트는 이의 표현을 "성공한 보통사람은 천재가 아니다. 평범한 자질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평범함을 비범하게 발전시킨 사람이다." 평범함이란 없다. 그것은 아직 속에 있는 것이 개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것이 터져나올 때 누구나 비범함으로 도약할 수 있다.
예술에 있어서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의 도약은 실천적 비법으로 매일 반복 훈련이다. 기술이 늘어 기에가 되고 어느덧 그 사람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 되고 한 영혼이 된다. 이때 춤추는 사람은 사라지고 춤만 남고, 화가는 사라지고 그림만 남고, 글 쓰는 작가는 사라지고 글만 남는 경지는 매일의 훈련이 주는 기막힌 선물이다.
'염소 젖을 먹고 자란 호랑이가 되지 말라'라는 것이다. 내가 미워하는 것은 다만 우리 속에 지금의 우리 삶보다 훨씬 더 깊은 인생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이 되지 못한 채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는 졸렬한 현재인 것이다.
꿈은 무엇인가? 자신을 주도적 인물로 정립하기 위한 정신 작용이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축소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만들어지는 대로 사는 삶을 버리고 세상 속에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신의 제국 하나를 만들어내겠다는 자기 선언인 것이다. 모든 평범한 자는 우연한 사건을 만나 영혼을 흔드는 각성을 거쳐 사회가 강요한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을 꾸게 되는 위대한 모험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꿈길, 우리의 모든 걸출한 모험은 이 길을 따라 걸으며 시작된다. 꿈은 과거에 대한 미래의 승리인 것이다.
***강나루/구본형의 『깊은 인생』을 읽다/2013. 1. 26
[출처] 구본형의 『깊은 인생』|작성자 지촌강나루
2017,030,02 모디스틱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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