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오해와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후회하지 않고 현명하게 사는 법을 귀띔하는 책이다.
1995년, 미국 코널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92년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순간,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분석했다. 동메달리스트의 행복 점수는 10점 만점에 7.1, 은메달리스트는 4.8로 나타났다. 은메달이 동메달보다 더 큰 성취이건만, 감정은 반대였다.
저자 최인철 교수(40·서울대 심리학과)는 “자신이 얻은 것과 얻을 수 있었던 것을 비교하는 비교 프레임의 작용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은메달리스트는 “거기서 한 발짝만 더 나갔어도 금메달이었는데…”라며 금메달리스트와 자신을 비교한다. 하지만 까딱 잘못했으면 ‘노메달’이었을 동메달리스트는 크게 만족한다. 비교의 프레임을 통해 현실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 어떤 문제를 대하는 관점, 세상을 관조하는 사고방식, 세상에 대한 비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프레임은 특정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 구실도 하지만,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 노릇도 한다.
“교묘한 프레임의 효과가 후불제 마케팅에도 작용하고 있다.
선불제로 물건을 살 경우 소비자들은 잘못 선택했을 때 생길 부담 때문에 대개 장점을 찾는 프레임으로 접근한다.
‘그 물건을 살만한 장점이 있는지’,
‘그 물건을 지금 꼭 사야 하는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급적 꼼꼼하게 따져보는 신중한 쇼핑을 한다.
그러나 후불제로 주문한 경우는 ‘이 물건이 반환할 정도로 결정적인 하자가 있는가’의 프레임,
즉 단점을 찾는 프레임으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다.
따라서 심각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는 한 반환을 요구하는 행동은 잘 실행하지 않게 된다.”
저자는 프레임 이해는 곧 ‘일종의 마음 설명서’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한계를 깨달았을 때 경험하는 절대 겸손,
자기중심적 프레임을 깨고 나오는 용기,
과거에 대한 오해와 미래에 대한 무지를 인정하는 지혜,
그리고 돈에 대한 잘못된 심리로부터 기분 좋게 해방되는 것”이다.
지혜롭게 사는 데 필요한 프레임은 무엇인가.
의미 중심의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막연한 먼 미래가 아닌 오늘 당장의 삶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프레임이다. 자기 방어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 밖의 세상을 향해 접근한다.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때, 새로운 일을 접했을 때 늘 접근의 프레임을 견지한다.
‘지금 여기’의 프레임으로 현재의 순간을 충분히 음미하고 즐긴다. 비교의 프레임을 버린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남들과의 단순한 비교’가 돼서는 안 된다. 긍정적인 언어를 선택한다. 긍정적인 말이 긍정적인 프레임을 만든다.
닮고 싶은 좋은 이야기를 가진다. 그 이야기 속의 주인공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 주인공과 같은 프레임을 갖게 해주고, 나아가 그 사람과 비슷한 삶을 살도록 만들어준다.
주변의 물건들을 바꾼다. 주변 물건들을 적절히 선택하고 배치하는 것은 인테리어 차원을 넘어서는 마인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체험의 프레임으로 소비한다. 행복은 소유 자체를 위한 소비보다는 경험을 위한 소비를 했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
‘어디서’가 아닌 ‘누구와’의 프레임을 갖는다. 많은 심리학 연구들은 행복이 ‘어디서’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의 문제임을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다. 위대한 반복의 프레임을 실천해야 한다. 성취는 어느 영역이든 ‘중단 없는 노력’에 의해 이뤄진다.
“다이어트에 신경 쓰고 있는 여대생이 그렇지 않은 여대생보다 TV의 식품 광고가 더 늘었다고 보고했다. 이들이 서로 다른 TV 프로그램을 봤기 때문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대생도 내시경 준비를 하던 때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음식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216쪽, 1만원, 21세기북스
<관련사진 있음>
신동립기자 reap@newsis.com
'* 생각이 사람차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을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 / 심리학자들은 '자기'를 가리켜 '독재정권'이라고 부른다 (0) | 2015.06.03 |
---|---|
애벌레가 나비가 되고 나면 처음부터 자신이 작은 나비였다고 주장한다. 성숙의 과정이 모두를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0) | 2015.06.03 |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 / 최인철 (0) | 2015.06.03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 / 최인철 / 먼저 "지혜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0) | 2015.06.03 |
뇌에서는 패턴으로 정보를 처리 (0) | 2015.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