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非합리적 존재
신발 사는 사람 80%가 본능적 충동 따라 구매
피상적 데이터로 고객 분석… 노키아·코닥, 결국 망해
인간은 합리적 존재가 아니다
“‘신발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들이 신발을 어떻게 사느냐에 관한 연구입니다.
3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1번 가설은 ‘나는 내가 사고 싶은 신발이 뭔지 알고 있고,
정확한 사이즈와 원하는 색도 알고 있으며,
어디서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목표한 상점에서 의도했던 가격대에 맞춰 원했던 신발을 산다’입니다.
2번 가설은 ‘나는 신발을 사고 싶지만 어떤 모양, 어떤 브랜드의 신발을 사야 할지는 모르겠다.
어디서 사야 할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가게를 돌아다니다가 제법 괜찮은 신발을 발견하고 매장에 들어가서 그것을 산다’입니다.
3번 가설은 ‘나는 신발이 필요한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산다’입니다.
어떤 가설이 가장 현실에 가까운 신발 구매 모델일 것 같습니까?”
―글쎄요. 2번 아닐까요?
“아니요. 3번입니다.
전체 신발의 80%가 3번 가설에 따라 팔립니다(웃음).
본능적인 충동 때문에 신발을 산다는 겁니다.
기업들은 ‘고객은 합리적인 인간이며,
특정 브랜드, 특정 가격대,
특정 디자인의 제품을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조사해보면
고객은 자신이 어떤 물건을 원하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쇼핑을 하며,
회사가 달아둔 제품 정보는 신경도 안 씁니다.
회사는 숫자와 데이터로 고객을 분석하려고 하지만,
고객은 그럴 수 없는 존재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끝없이 분석하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를 수량화하면, 제법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정보가 나옵니다.
편하게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어요.
이게 문제입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하든,
포커스 그룹을 관찰하든 인간의 한 단면만 보고 추출한 데이터는 ‘피상적인 데이터(thin data)’입니다.
반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계 전부를 연구해 만든 데이터는 ‘깊고 두툼한 데이터(thick data)’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저희가 찾는 데이터가 바로 이겁니다.
회사가 피상적 데이터에 몰두하면 고객들로부터 멀어지고,
결국 아무도 원치 않는 제품을 만들게 됩니다.
노키아, 코닥이 그렇게 망했습니다.”
경영에 대입하면,
기업이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존재하는 세계 전체를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한 가족을 이해하려면 단지 어머니 한 명만 인터뷰해서는 답을 알아낼 수 없어요.
아버지, 아들, 딸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관계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Weekly BIZ] [Cover Story] 경영, 철학에 한 수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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