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권편權[권세(저울질할) 권]篇 : 자세히 살펴봄
타인의 생각을 앞서 헤아려 그의 욕구를 받드는 것이 아첨이며,
화려한 말을 꾸며 많은 것을 드러내는 것이 박식이며,
책략을 잘 선택하고 나서 진언하는 것이 임기응변이며,
주저하지 않고 버리는 것이 결단의 용기이며,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분별하고서 타인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반대의 역공이다.
그러므로 입은 말을 통해 기미가 드러나는 관문이니, 감정과 생각을 닫아야 하는 기관이다. 귀와 눈은 마음의 보조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문제점을 살피고 간사함을 발견하는 기관이다.
옛날 사람이 말하길, '입은 음식을 먹을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말할 수는 없다'
또한 '여러 사람이 입을 열어 말하면 쇠붙이까지도 녹인다'
사람의 일반적인 마음이란,
말을 꺼내면 다른 사람이 들어주길 원하며
일을 하면 성공하기를 바란다.
이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의 단점을 사용하지 않고 차라리 어리석은 사람의 장점을 사용하며,
자신의 졸렬한 것을 사용하지 않고 차라리 어리석은 사람의 공교로운 것을 사용하기에
곤란함을 당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자와 이야기할 때에는 박식함을 드러내야 하며,
우둔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분별하기 쉽게 해야 하며,
말 잘하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간단히 핵심을 찔러야 하며,
존귀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기세에 의지해야 하며,
부유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고아함을 드러내야 하며,
빈궁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이익에 근거해야 하며,
지위가 낮은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겸손에 의지해야 하며,
용감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과감한 결단을 드러내야 하며,
과실이 있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에는 예리함에 기대야 한다.
요컨대 언사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일에는 여러 변화가 있다. ... 말을 듣는 것은 분명히 듣는 것을 귀히 여기며, 지혜는 사리에 통달한 것을 귀히 여기며, 언사는 기묘한 것을 귀히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