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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호로비츠의 음악을 듣는 이유[출처] 내가 호로비츠의 음악을 듣는 이유|작성자 건수다첩

modest-i 2021. 8. 8. 00:11

제가 음악 글을 쓸 때마다 거의 항상 출연하시는 이 분.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Vladimir Horowitz

 

제가 이 분을 처음 알았을 때가 아마 초등학교 3학년 쯤?이었습니다. 샬롯의 거미줄 같은 영어 단편선을 찔끔찔끔 읽기 시작했던 나이죠. 그때 이 분이 1977년 뉴욕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영상을 왜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인상 깊게 봤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단 거대한 코와 콧구멍에 놀랐고, 아마 나이답지 않은 파워풀한 피아노 소리가 인상깊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 리스트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연습곡 2번

다른 피아니스트들의 음악을 듣다가 이 분의 음악을 들으면 정말 기묘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프로 피아니스트들도 어려워하는 기교들을 무려 페달 없이 깔끔하게 처리하는가 하면 저음을 칠 때는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를 내죠. 듣고 나면 미친 것 같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듭니다.

그런데 영상과 같이 보면 이 분, 피아노를 되게 이상하게 치십니다. 보통 피아노를 칠 때는 손목을 피아노에 붙이지 않고 손 끝을 세워서 치는데 이분은 완전 반대입니다. 그리고 오른손 새끼손가락과 약지는 쓸 일이 없을 땐 달팽이처럼 말아놓고 치죠. 더 골때리는 건 이렇게 침에도 손가락이 건반과 부딪히는 소리 하나 안 나고 깔끔한 음색이 나온다는 겁니다.

 

· 쇼팽 서주와 론도

 

· 리스트 위안 3번

이렇게 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호로비츠 옹의 피아노가 다른 피아노에 비해 민감하게 조율해서 손가락을 살짝 눌러도 소리가 날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대로 치면 막 박력있게 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건반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곧 미스터치를 감추기 힘든 데다 피아노나 피아니시모를 고르게 구사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피아니시모로 리스트의 미친 스케일을 제대로 구현하는 호로비츠 옹을 보면, 정말 인간이 맞나 싶습니다.

 

· 쇼팽 폴로네이즈 Op.53 '영웅'

이 특별한 피아노 덕분에 호로비츠 옹의 연주는 보다 다양한 셈여림에서 나오는 다이내믹함을 갖습니다. 그리고 이게 제가 호로비츠 옹의 연주를 가장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위의 쇼팽 영웅 연주도 가볍게 치는 듯 하지만 정말 파워풀하다 못해 피아노를 혼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존나 멋있게 치셨습니다.

 

특히 슈만의 트로이메라이와 리스트/호로비츠가 편곡한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에서 이런 면이 돋보입니다.

 

죽음의 무도 같은 경우는 정말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는데, 절정 부분에서 양손 옥타브를 무페달로 난사하듯 찍어눌러서 박력 있는 연주를 만들어냅니다. 저였으면 아마 패달을 써서 뭉갰을 텐데 말이죠. 그렇다고 이분이 허구한 날 천둥 치는 저음에 박력 넘치는 음악만을 추구하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브람스 왈츠나 쇼팽 뱃노래의 경우 정말 피아노로 노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연주입니다. 듣고 있자면 몸이 저절로 녹는데, 절정으로 갈 수록 긴장감이 고조되고 상 닫혀있어야 하는 이 조여지더니 클라이막스를 제대로 터뜨리고 사그라들죠.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낭만적이고 멋있습니다.

 

스크리아빈이나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신다면 호로비츠의 연주는 필청입니다. 다만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인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녹음하지 않으셨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아쉽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호로비츠-라스트 로맨틱이라는 영상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3악장을 짧게나마 친 부분이 있다는 것!

[출처] 내가 호로비츠의 음악을 듣는 이유|작성자 건수다첩

 

제가 음악 글을 쓸 때마다 거의 항상 출연하시는 이 분.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Vladimir Horowitz

 

제가 이 분을 처음 알았을 때가 아마 초등학교 3학년 쯤?이었습니다. 샬롯의 거미줄 같은 영어 단편선을 찔끔찔끔 읽기 시작했던 나이죠. 그때 이 분이 1977년 뉴욕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영상을 왜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인상 깊게 봤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단 거대한 코와 콧구멍에 놀랐고, 아마 나이답지 않은 파워풀한 피아노 소리가 인상깊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 리스트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연습곡 2번

다른 피아니스트들의 음악을 듣다가 이 분의 음악을 들으면 정말 기묘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프로 피아니스트들도 어려워하는 기교들을 무려 페달 없이 깔끔하게 처리하는가 하면 저음을 칠 때는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를 내죠. 듣고 나면 미친 것 같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듭니다.

그런데 영상과 같이 보면 이 분, 피아노를 되게 이상하게 치십니다. 보통 피아노를 칠 때는 손목을 피아노에 붙이지 않고 손 끝을 세워서 치는데 이분은 완전 반대입니다. 그리고 오른손 새끼손가락과 약지는 쓸 일이 없을 땐 달팽이처럼 말아놓고 치죠. 더 골때리는 건 이렇게 침에도 손가락이 건반과 부딪히는 소리 하나 안 나고 깔끔한 음색이 나온다는 겁니다.

 

· 쇼팽 서주와 론도

 

· 리스트 위안 3번

이렇게 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호로비츠 옹의 피아노가 다른 피아노에 비해 민감하게 조율해서 손가락을 살짝 눌러도 소리가 날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대로 치면 막 박력있게 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건반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곧 미스터치를 감추기 힘든 데다 피아노나 피아니시모를 고르게 구사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피아니시모로 리스트의 미친 스케일을 제대로 구현하는 호로비츠 옹을 보면, 정말 인간이 맞나 싶습니다.

 

· 쇼팽 폴로네이즈 Op.53 '영웅'

이 특별한 피아노 덕분에 호로비츠 옹의 연주는 보다 다양한 셈여림에서 나오는 다이내믹함을 갖습니다. 그리고 이게 제가 호로비츠 옹의 연주를 가장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위의 쇼팽 영웅 연주도 가볍게 치는 듯 하지만 정말 파워풀하다 못해 피아노를 혼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존나 멋있게 치셨습니다.

 

특히 슈만의 트로이메라이와 리스트/호로비츠가 편곡한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에서 이런 면이 돋보입니다.

 

죽음의 무도 같은 경우는 정말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는데, 절정 부분에서 양손 옥타브를 무페달로 난사하듯 찍어눌러서 박력 있는 연주를 만들어냅니다. 저였으면 아마 패달을 써서 뭉갰을 텐데 말이죠. 그렇다고 이분이 허구한 날 천둥 치는 저음에 박력 넘치는 음악만을 추구하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브람스 왈츠나 쇼팽 뱃노래의 경우 정말 피아노로 노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연주입니다. 듣고 있자면 몸이 저절로 녹는데, 절정으로 갈 수록 긴장감이 고조되고 상 닫혀있어야 하는 이 조여지더니 클라이막스를 제대로 터뜨리고 사그라들죠.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낭만적이고 멋있습니다.

 

스크리아빈이나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신다면 호로비츠의 연주는 필청입니다. 다만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인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녹음하지 않으셨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아쉽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호로비츠-라스트 로맨틱이라는 영상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3악장을 짧게나마 친 부분이 있다는 것!

[출처] 내가 호로비츠의 음악을 듣는 이유|작성자 건수다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