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 후광효과

선택적 인지

modest-i 2017. 7. 31. 23:11

남의 말을 거의 듣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기 말만 일방적으로 하거나 다른 사람과 타협까지는 아니라도 정당한 충고조차도 그냥 마이동풍쯤으로 흘려버린다. 이런 상황을 좀 저속하게 표현하자면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라고 한다. 본디 어원은 일본 속담에서 나온 것으로,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만이 눈에 띈다는 것을 놀림조로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단순히 농담이나 경험칙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의 행동을 분석한 심리학에 의하면 신뢰할 만한 사실이라고 한다. 사람은 외부의 정보를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서 받아들인다고 한다. 반대로 자기의 신념에 반하거나 혐오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외면해 버리는 성향이 있다. 이것을선택적 인지이라고 부른다.

선택적 인지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인지경계(perception  vigil-ance)  다른 하나는 인지방어(perception defence)가 있. 약한 수준인 인지경계는 자신에게 중요한 자극을 어느 정도 알아차리고 인정하는 단계를 말한다. 이때 당사자는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든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 

반면에 높은 수준의 인지방어를 갖고 있는 사람은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선택적 인지를 하게 된다. 여기서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가 아니라 '들리고', 또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게 된다. 즉, 원치 않는 자극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 일종의 여과장치인 인지장벽을 만들어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단계를 말한다.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선택적 지각은 대개 낮은 단계의 인지경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싫은 정보를 받았을 때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무시해버린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정보나 자극을 받더라도 정말로 까맣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높은 수준인 인지방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 되면 사회생활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전자에 해당하지만 겉으로 봐서는 인지경계인지 아니면 인지방어인지 구분할 수 없다.

선택적 인지가 생기는 이유는 첫째로 신념이나 의견, 습관이나 선호 등의 주관적 가치가 여기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성별, 나이, 인종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도 선택적 인지에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필요나 기대, 그리고 감정상태 등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선택적 인지는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광고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적 인지를 마케팅에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특정제품의 TV광고의 경우, TV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라면 제품의 특성이나 가격 등에 관심이 집중하지만, 구입의사가 없는 사람이라면 등장모델의 얼굴이나 의상에 주목하게 된다. 이런 현상도 선택적 인지 탓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광고주는 어떻게 하면 자사 제품을 소비자들이 주목하도록 만드느냐가 관건이 된다.

이제 선택적 인지의 개념을 알았으니, 평소에 혹시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든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둥의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면 약간 주의를 하는 편이 좋을 성 싶다. 이런 경우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두드러지게 선택적 인지라는 편향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만약 그렇다면 자신이 어떤 이유로 선택적 인지를 하게 되었는지 한번쯤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

[출처] 선택적 인지|작성자 con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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