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卑而驕之.
비이교지.
제1편 〈시계(始計)〉 자신을 낮추어 적을 교만하게 만든다.
해설
교만하게 만든다
모돈(冒頓)은 자신의 아버지 두만(頭曼)을 살해하고 흉노의 선우가 되었다.
이때 동호(東胡)의 세력은 막강했다.
모돈이 선우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동호는 사신을 보내 두만이 타고 다니던 천리마를 달라고 했다.
여러 신하들이 모두 반대했지만 모돈은 이웃 나라와 사이좋게 지내는데 말 한 마리를 아끼겠냐며 천리마를 동호의 사신에게 내 주었다.
그러자 동호의 수령은 모돈이 자신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했다.
얼마 후 동호의 수령이 다시 사신을 보내 선우의 미인 중 한 명을 달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모돈은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장 아끼는 미인을 동호의 수령에게 보냈다.
동호의 수령은 더욱 교만해져 흉노의 변방 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모돈은 지금이 교만할 대로 교만해진 동호를 공격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곧바로 병사들을 이끌고 동호를 공격했다.
모돈을 한껏 얕잡아 보던 동호의 수령은 모돈이 자신을 습격해 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결국 모돈은 동호의 수령을 죽이고 백성들과 가축을 모두 노획했다.
지금까지 교만한 군대가 쉽게 패한 사례는 적지 않다.
조조의 군대가 적벽에서 참패한 사건도,
부견이 자만하여 비수에서 곤란에 처하게 된 사건도
모두 장수의 교만함과 커다란 관련 있다.
동호의 멸망 역시 그러하다.
나를 낮추어 적을 교만하게 하거나
겸손한 적을 교만에 빠지게 하는 속임수는
모두 상대의 경계심을 느슨하게 하여
나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쉽게 교만에 빠지는 성격은 위험하다.
교만하고 자만하는 사람은 늘 남이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상대를 깔보게 되므로 상대를 경계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상대에 대한 경계가 흐트러져 틈이 생기게 마련이므로,
언젠가는 준비된 적에게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다.
분노하면 더욱 부추기는 방법이나
교만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모두 상대방의 평정심을 무너뜨리는 것이 관건이다.
해석
《장자(莊子)》에 교만함을 경계한 우화가 있다.
평소 닭싸움을 즐기던 어느 왕이 기성자에게 최고의 싸움닭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닭을 싸움에 내 보내도 될지 묻자, 기성자가 대답했다.
“닭이 강하긴 하나 교만하여 안 됩니다.”
열흘 뒤에 왕이 다시 닭을 싸움에 내 보내도 되는지 묻자, 기성자가 대답했다.
“안 됩니다. 교만함은 버렸으나 상대방의 소리와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같은 질문을 하자 기성자가 대답했다.
“안 됩니다. 아직 눈초리가 공격적이어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40일이 지나자 기성자가 닭을 바치며 말했다.
“이제 다른 닭이 울면서 소리를 질러도 미동도 하지 않아 마치 나무로 만든 닭과 같습니다.
다른 닭이 감히 덤비지 못하고 도리어 보면 달아납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스스로의 평정심을 잃지 않고,
남의 비방과 위협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며,
헛된 교만에 빠져 자신이 최고라고 으스대지 않는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무로 만든 닭처럼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통제할 줄 아는
‘목계지덕(木鷄之德)’을 갖추어야
리더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 줄 수 있다.
한자 풀이
- 卑 : 낮을 비, 낮출 비
- 驕 : 교만할 교
글
출처
뛰어난 심리 전술의 대가, 손자의 어록에 담긴 전승의 비법! 열다섯 가지 주제를 선별해 그에 맞는 구절을 가려 뽑아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뛰어난..펼쳐보기
다음 백과사전애서 펌하고, 모디스티 각색함 2017,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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