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학(실패,GRIT)

진화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 심리 메커니즘도 그 설계가 끝난 뒤에 만들어진 환경 조건에는 반드시 적합하지는 않다 [출처]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지능. '지능의 역설' 리뷰|작성자 똑사프

modest-i 2022. 1. 2. 11:23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지능. '지능의 역설' 리뷰

저자 : 가나자와 사토시. 런던 정치 경제 대학교 부교수. 전공은 진화심리학


유의미한 내용 정리

지능은 인간의 가치와 인격의 표상인 동시에, 일반적으로 인간이 갖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지능=인간의 가치'라고 하는 방정식으로 깨뜨리고자 한다.

지능이란 신장이나 체중처럼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특징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인간이 무엇을 원하고 왜 그것을 원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진화심리학이 가장 좋은 수단이다.

진화심리학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간의 심리 메커니즘은 조상들이 살았던 환경 조건에 맞춰 설계되고 적응된 것으로 현대의 환경 조건에는 반드시 적합한 것은 아니다. 진화는 미래를 예견하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화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 심리 메커니즘도 그 설계가 끝난 뒤에 만들어진 환경 조건에는 반드시 적합하지는 않다.

진화심리학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인지 및 행동을 밝혀내는 학문으로 다음의 네 가지 기본 원칙에 기초한다.

원칙 1 : 인간도 동물이다

원칙 2 : 인간의 뇌를 특별히 취급하지 않는다

원칙 3 : 인간의 본성은 천성적인 것이다

원칙 4 : 인간의 본성은 천성적인 본성과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생물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되도록 설계된 것'이라는 의미다. 이 책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테마 중 하나는 지능이 높은 사람은 가끔씩 부자연스러운 일을 한다는 사실이다.


사바나 원칙

우리의 뇌는 우리 조상들의 환경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나 상황은, 잘 이해할 수 없으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뇌는 우리가 지금도 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수렵과 채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사바나인 것처럼 주위 환경에 반응하고 있다.

진화생리학의 가장 핵심적인 통찰은 인간의 뇌가 아직 우리 조상들의 환경(주로 160년 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의 플라이스토세), 즉 아프리카 사바나에 있는 줄 알고 주변 환경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성교라는 것은 반드시 번식에 필요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1년에 1,000명의 여성과 성교를 하는 남성은 1,000명의 아이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

다양한 성적 만남을 구하는 남성의 행동도 진화의 관점에서는 적응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대조적으로 여성은 1년에 1,000명의 남성과 성교를 하더라도 한 사람의 아이밖에 낳을 수 없다.

여성의 경우 남성과 달리 많은 성적 파트너를 두더라도 번식상의 이점은 거의 없는 셈이다. 여성이 다양한 성적 만남을 구하지 않는 것은 많은 파트너와 성교해도 번식의 성공도가 높아지지 않기 대문이다. 평생을 통틀어 낳을 수 있는 아이의 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적절한 파트너와 성교할 때의 부담은 남성보다 여성 쪽이 훨씬 높다.

여성이 잘 알지 못하는 상대와 우연한 성교를 피하는 것은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바나-IQ 상호 작용설

지능이란 연역적 혹은 귀납적으로 추리하고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유사를 사용하고 정도를 통합하여 새로운 영역에 응용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지능이 낮은 사람일수록 조상의 환경에는 없었고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새로운 존재와 환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그러나 조상의 환경에도 있었으며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땐 당연하거나 익숙한 존재와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제대로 대응 가능할지는 일반 지능과는 관계가 없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우리 조상들의 환경에는 없었던, 진화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기호와 가치관을 갖기 쉽다.

그러난 조상들의 환경에도 있었던, 진화의 관점에서는 당연하고 익숙한 기호와 가치관을 가질지는 일반 지능과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지능의 역설이라는 말을 바꿔 말하면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진화의 과정에서 부자연스러운 기호와 가치관을 가지기 쉽다'는 것이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새로운 가치관에 이끌리고 정치적으로 진보적이 된다. 반대로 지능이 낮은 사람일수록 지능의 관점에서 볼 때 당연하고 익숙한 가치관에 이끌리기 마련이므로 정치적으로 보수적이 된다.

우리의 조상들은 '상식'이라는 편리한 도구가 없었다면 포식자를 비롯해 적이 바글바글한 상황에서 하루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식은 진화의 과정에서 사교 및 교제 영역을 담당하는 심리 메커니즘이라는 자격으로 인간의 본성이 된 것이다.


만약 당신이 캄캄한 밤에 근처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거나 혹은 숲속을 걷고 있는데 커다란 과일이 나무에서 떨어져 머리에 부딪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본질적으로 애매모호한 상황이므로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하나는 '생명이 없는 물체의 우연한 힘'이 작용했다고 생각하는 것(바람에 의한 나뭇잎 소리, 익은 과일이 중력으로 인해 떨어지든가 등),

또 하나는 '생명체에 의한 의도적인 힘'이 작용했다고 생각하는 것(어둠 속에서 포식자가 가 숨어 있다가 소리를 내었다거나, 과일을 던졌다고 하는 등)

사실은 '물체에 의한 우연한 힘'에 의해 일어난 상황인데 '생명체에 의한 의도적인 힘'이 했다고 착각하면 통계학에서 말하는 '제1종 과오'(위양성)를 일으키게 된다. 즉 위험한 상황이 아닌데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생명이 있는 자에 의한 의도적인 힘'에 의해 일어난 상황임에도 '생명이 없는 물체에 의한 힘'이라고 오해하면 통계학에서 말하는 '제2종 과오'(위음성)을 일으키게 된다. 위험한 상황인데도 위험하지 않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제1종 과오를 범하면 피해망상에 걸릴 것이다. 항상 겁에 질려서, 있지도 않은 포식자와 적의 모습을 찾을 것이다. 한편 제2종 과오는 치명적이다. 태평스럽게 있다가 포식자나 적에게 잡아먹힐 것이다. 그런 만큼 아무리 생각해도 죽는 것보다는 피해망상에 걸리는 편이 훨씬 낫다. 그러므로 진화의 프로세스에서는 아무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생명체에 의한 의도적인 힘'을 떠올리게끔, 즉 제2종 과오를 절대로 범하지 않도록 마음의 구조가 발달되었을 것이다.

연기 탐지기는 연기나 화재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되어 있다. 사람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연기 탐지기도 '피해망상' 조짐이 있는 것이다. 이를 '연기 탐지기의 원칙'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신을 믿게끔 진화된 것이 아니라 피해망상적인 성향을 가지게끔 진화된 것이다. 그리고 피해망상적인 성향이기 때문에 인간은 신을 믿는 것이다.

17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은 신이 존재하는지 어떤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신을 믿는 쪽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신이 실제로 존재함에도 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면(제2종 과오) 지옥에 떨어져 영원한 고통을 맛볼 것이다. 반대로 신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더라도 신의 존재를 믿는다면(제1종 과오) 종교 의례에 드는 약간의 시간과 노력이 쓸모없어질 뿐이다. 제2종 과오를 범했을 때의 대가와 비교하면 제1종 과오를 범했을 때의 대가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까닭에 신을 믿는 쪽이 합리적인 것이다.

'파스칼의 도박'

지능의 역설을 통해 생각하면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무신론자가 되기 쉽다.


성적 이형성이 강한(암컷보다 수컷 쪽이 큰) 종일수록 일부다처라고 말할 수 있다.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일부다처인 종에서는 수컷끼리 경쟁해서 암컷을 독점하려고 하는 까닭에 수컷의 몸이 커졌다고 하는 설. 두 번째로 일부다처인 종은 암컷이 빨리 성숙해서 번식을 시작하는 편이 유리한 까닭에 암컷의 몸이 작아졌다고 하는 설이 있다.

엄격한 단혼제라 할 수 있는 긴팔원숭이는 성적으로 단일형이며(즉, 남녀의 크기가 거의 같음), 고도의 일부다처제를 영위하는 고릴라는 체격 면에서 성적 이형성 정도가 크다.

인간은 애초부터 일부다처제를 취해 왔으며 단혼제는 취하지 않았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단혼제 아래 서로 맹세한 한 사람의 상대와만 성적 관계를 맺는 것-이를 '성적 배타성'이라 부른다-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다. 지능의 역설을 통해 생각해 보면 지능이 높은 남성일수록 '성적 배타성'이라는 가치관을 중시하겠지만 여성의 경우 지능이 높은 것과 '성적 배타성'이라는 가치관 사이에는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결론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교육 수준이 높고 학업도 우수하다. 정규 학교 교육이나 대학이라는 기관, 그곳에서 배우는 과목이 대다수는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야말로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각색 2022.1.2.  모디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