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이 사람차이

인간의 몸과 마음이 병에 걸리기 쉬운 6 가지 진화적 이유 / 이기적 감정(랜돌프 M 네스) [어쩌겠어]블로그에서 펌함

modest-i 2021. 11. 30. 22:56

감정에 관한 책이지만 뜬금없는 질문으로 시작해 봅니다. 인간에게 질병은 왜 생기는 걸까요?

질병이 인간에게 쓸모 없는 거라면 진화 과정에서 없어졌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나아가, 아래의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 몸에 왜 맹장이 남아 있는가? 사랑니는 왜 있는가? 산도는 왜 그렇게 좁은가? 관상동맥은 왜 쉽게 막히는가? 근시인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가? 우리는 왜 진화 과정에서 독감에 대한 면역체계를 만들지 못했는가? 폐경은 왜 있을까? 여성 열한 명 중 한 명이 유방암에 걸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비만인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가? 기분장애와 불안장애는 왜 이렇게 흔한가? 조현병 유전자는 왜 없어지지 않았는가?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진화적 이유를 이 책에서는 6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이 병에 걸리기 쉬운 6 가지 진화적 이유''   

(위의 제목과 내용을 모디스티가 첨가함, 제목의 타이틀도 바꿈))

1. 불합치

현대 환경 때문에 만성 질환이 발생했다는 설명입니다. 우리는 100여 년 전의 왕과 왕비보다 건강 상태가 좋다고 합니다. 풍족한 음식, 술, 담배, 약물도 원인입니다. 다발성경화증, 천식,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각종 자가면역질환들도 원시 시대에는 없었을 거라고 하네요.

2. 감염

세균에 의한 감염은 질병의 흔한 원인이지만, 항생제가 발달하면서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또다른 문제가 되었습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복합 마이크로바이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진화적 견해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물군(biome)을 합친 말로 몸에 사는 미생물과 유전정보를 일컫는데요, 장내 미생물이 한의학계에서 새로운 연구주제로 주목받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네요.

3. 제약

자연선택은 만능이 아니며,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도 언제나 있습니다. 또한, '경로의존(path dependence)'라고 해서 이미 사물이 한 번 어떤 길을 따라 움직이면 다음에도 그 길을 따라가게 되는 법칙이 있습니다. 한번 뚫은 길은 편하기 때문에 또 간다는 건데요. 몸에서 쓸데 없어 보이는 눈의 맹점, 뇌의 사고 오류로 인한 정신장애 같은 것들도 이미 생긴 구조를 바꾸기엔 여러 세대에 걸쳐 결함 있는 개체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다는 설명입니다.

4. 진화적 트레이드오프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력이 독수리만큼 좋아진다면 색채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주변시야를 잃게 될 거에요. 고혈압이 문제이지만, 혈압이 지금보다 낮았으면 움직임이 더 약하고 느려졌을 겁니다. 통증에 덜 민감했다면 부상이 더 잦고 생존 기간도 짧아졌겠지요. 통증이나 불안에 지나치게 민감해도 문제가 됩니다.

5. 재생산

우리 몸은 유전자 전달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우리 자신의 건강이나 수명을 극대화하도록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이기적 유전자>에서도 여러 번 본 내용입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7년 일찍 죽는데, 그 이유 중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남성호르몬이 신체 조직, 면역, 위험 감수 경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개체를 일찍 죽게 만드는 대립유전자도 자손 수를 늘려준다는 장점 때문에 자연선택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물론 여자도 자손을 많이 남기기 위해 건강을 희생하는 쪽을 선택하게 되는 욕구가 유전자에 남아 있습니다.

6. 방어 반응

화재감지기 원리'가 등장합니다. 고통, 열, 기침, 구토, 설사 같은 여러 가지 신체 증상, 불안, 질투, 우울 같은 정신 증상은 모두 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쓸모가 있습니다. 왜냐 하면 그런 신호가 울림으로써 진짜 문제가 생겼을 때도 곧바로 신호가 나타날 거라는 확신을 주기 때문입니다.
보통 병원에 가면 대증요법, 즉 증상을 줄이는 약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해도 대부분 병은 잘 낫습니다. (저는 사실 대증요법에는 부정적인 입장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 걸 보면 증상이 병을 낫게 하는 데에 필수적인 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출처: https://cherubss.tistory.com/9 [어쩌겠어]

편집, 각색 2021.12.1. 모디스티

이기적 감정(랜돌프 M. 네스) (2)

cherubss 다이빙어 2021. 10. 26. 16:50

안녕하세요. 요즘 독서에 소홀했는데 오랜만에 다시 이기적 감정 이어서 읽어봤습니다.
지난번 요약은 "왜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질병이 제거되지 않았는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보았는데요. 이 책은 이 질문에서도, 왜 나쁜 감정들이 진화하면서 제거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 친구는 지금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1장>>

 

새로운 질문


정신장애의 여러 가지 치료법을 신봉하는 각자의 의견에 따라, 그 원인에 대한 견해도 달라집니다. 약물치료, 심리치료, 행동치료, 인지치료 등 여러가지 치료가 있는데, 어떤 치료를 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유전적 요인과 뇌 기능장애, 어릴 적 경험, 학습, 사고왜곡 등 각각의 원인으로 정신질환을 풀이합니다. 그 말인즉슨 아직까지 정신질환의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정신질환인 조현병조차도 그 병의 확실한 원인은 밝혀진 게 없고, 양극성장애나 자폐장애를 앓는 환자의 뇌 검사상에서도 정상인과의 차이를 찾지 못했습니다. 또한 유전자 상에서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도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정신질환의 진단을 위해 발간한 DSM 이 있지만, 최근 개편되면서 (버전 5까지 발간됨) 그 내용에 대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저도 정신과 관련 책에서 DSM 내용을 접해 봤지만, 정신질환이 딱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수학적으로 끼워 맞추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했으나, 또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지침을 만들려면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정신질환의 원인을 찾기 어렵게 되자, 연구자들은 진화에서 그 답을 찾으려 합니다.
너무 과격한 행동을 해도 자손을 남기기 힘들지만, 너무 조심성이 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중간 정도의 불안을 가진 사람들의 자손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아래의 대목은 '다윈상'이라는 게 있다니, 하고 기억에 남아서 인용해 봅니다.

이른바 '다윈상(Darwin Awards)'이라는 게 있다. 다윈상은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기 자신 또는 자신의 유전자를 제거한 사람에게 주어진다. 자동차에 로켓 추진체를 매달았던 어느 모험심 강한 젊은이는 시속 480킬로미터까지 속도를 높이다가 자동차와 함께 절벽에 부딪쳐 납작해지고 말았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자기 집을 떠나기를 두려워한다. 그런 사람은 일찍 죽지는 않지만 자식을 많이 낳지도 않는다. 중간 정도의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자식을 더 많이 낳는다.


우리 몸에서 쓸모 없고 힘들기만 한 증상들(열, 통증, 설사, 기침, 위산과다 등)도 모두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감염과 싸우기 위하는 등 각각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걸 먼저 알아야 합니다. 이까지는 이해가 갑니다. 한의학에서도 양의학의 대증요법과는 다르게 일부러 열을 더 내거나, 땀을 더 내거나, 설사를 시키는 등의 치료법이 있습니다(한토하 삼법). 그 증상들을 이용해서 병을 빨리 낫게 하고, 몸의 치유기능을 올리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사고를 전개해 가다 보면, '삶은 왜 고통으로 가득한가' 라는 종교적 질문과도 통하게 됩니다. 2400년 전에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생각한 수수께끼가 있는데, 데이비드 흄이 이 질문을 조금 변형해서 유명한 이론을 만들었습니다.

신이 악마를 물리치려고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신은 악마를 물리칠 능력이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걸까? 그렇다면 신은 악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신이 악마를 쫓아낼 능력도 있고 의지도 있다면? 그렇다면 악마는 언제 온단 말인가? 신이 악마를 쫓을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다면? 그렇다면 대체 왜 그를 신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출처: https://cherubss.tistory.com/13 [어쩌겠어]

각색 2121.12.1. 모디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