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로 입증되지 않는 전문가 @ 변화하는 분야 / 심리학자 제임스 샨토
변화하는 분야와 변화하지 않는 분야
#자기기만 #전문가로입증되는전문가 #전문가로입증되지않는전문가
이른바 전문가의 문제를 다룬 연구는 차고 넘긴다.
전문가들을 대사응로 점수를 매겨 본 경험적 실험도 매우 많다.
이런 연구에는 다소 당황스러운 점이 있다.
먼저 폴 밀과 로빈 도스의 연구로 대표되는 입장에서는,
'전문가'란 거의 사기꾼 수준에 육박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단순한 수식 하나로 움직이는 컴퓨터보다 나을 바가 없는데,
여기에 직관이 개입되어
그들의 눈을 가려 버린다.
(단순 수식 하나로 구동되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계산한 부채 대비 유동자산 비율이
신용분석가 대부분이 계산한 것보다 나았다고 한다).
다른 한편, 직관력을 발휘해서 컴퓨터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연구 결과 역시 많다.
어느 쪽이 더 정확한 것인가?
분명히 어떤 분야에는 진짜 전문가가 존재한다.
예컨대 당신이 뇌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수술 담당자로 의학 담당 신문 기자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자격 있는 뇌신경외과 의사를 선택할 것인가?
또 와튼스쿨처럼 '이름난' 기관 출신의 박사가 내리는 경기 전망을 귀담아들을 것인가,
아니면 경제 담당 신문 기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경험적으로 분명하지만,
두 번째 문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방법을 아는 것(know-how)'과
'어떤 것을 아는 것(know what)'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스인들은 이런 차이를 '테크네'와 '에피스테메'로 구별한 바 있다.
경험주의 의학파인 니코메디아의 메노도투스나 타렌툼의 헤라클레이토스도 에피스테메(지식,과학)를 멀리하고 테크네(기능)를 가까이하라고 제자들에게 일간한 바 있다.
에피스테메[지식(knowledge), 과학(science) 등으로 옮길 수 있다 - 옮긴이]
테크네[기능(craft)에 가까운 개념 - 옮긴이]
심리학자 제임스 샨토는
전문가가 실제로 존재하는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를 확인해 보는 연구를 시도한 바 있다.
확인 편향의 문제를 기억하면 간단할 것이다.
즉 '전문가는 없다'는 명제를 입증하려면
전문가가 쓸모없는 분야 하나만 찾으면 된다.
그 반대의 경우도 같은 방식으로 입증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규칙성이 있다.
전문가가 제 역할을 하는 분야가 있는 반면에,
'기능'을 입증할 어떤 증거도 없는 분야도 있다.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전문가로 입증되는 전문가들이 있다.
가축감별사,
천문학자,
시험조정사,
토양감정사,
체스 선수,
물리학자,
수학자(수학적 문제를 푸는 수학자를 의미한다),
회계사,
곡물검사자,
사진판독사,
보험분석가(정규분포곡선 통계를 다루는)
등등이 그들이다.
전문가로 입증되지 않는 전문가들도 있다.
주식중개인,
임상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판사,
카운슬러,
인력 선발 담당자,
정보분석가
등이 그들이다.
내가 직접 자료를 읽으면서 판단한 사람들도 추가한다. 경제학자, 금융 예측 전문가, 금융학 교수, 정치학자, 위험 전문가, 국제결제은행의 임원들, 국제금융공학협회의 하계 의원, 개인 금융 상담사 등등.
간단히 말해, 변화하는 분야,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는 대체로 전문가란 나올 수 없다.
반대로 변화하지 않는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전문가가 나올수 있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미래를 다루는 분야,
그리하여 결코 되풀이될 수 없는 과거를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전문가 문제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회경제적 분야가 아니라 단기간의 물리적 과정을 포함하는 기상이나 산업 분야에서는 예외)
여기서 나는 미래의 일을 다루는 사람들이 모두 쓸모없는 정보만 내놓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주장하는 바는, 대체로 미래를 다루는 사람들은 뚜렷하게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바꾸어 표현하자면, 변화하는 것은 곧 검은 백조 성향을 갖고 있다.
빼어난 통창력을 지닌 진화심리학자 로버트 트라이버스는 또 다른 풀이를 내놓은 바 잇다.
트라이버스는 전문가 문제를 자기기만의 문제로 보았다.
우리는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잘못 판단하고,
그에 대응하는 우리의 힘은 과대평가한다.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사람들도 전쟁이 끝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그 밖의 모든 현대전에서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되어왔다.
(COVID-19 VIRUS 종식 또한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자기기만을 무시해선 안 된다.
전문가의 문제란, 자신들이 무엇을 알지 못하는지를 모른다는 데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신들의 지식 수준이 높다고 착각하기까지 한다.
올바른 지식을 방해하는 과정이 똑같이 작용해서 자신의 지식 수준에 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출처도서 - 블랙스완
지은이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출처] 변화하는 분야와 변화하지 않는 분야|작성자 옴브로스 Ombros
20.11.07. 각색 모디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