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기문: 막대기에 기댈지언정 사람에게 기대지 마라 / 편하게 가는 길에 익숙해져서 스스로의 힘으로 설 수 없을지도 모른다
반기문 관련 책들을 읽었다.(내가 읽은 것은 3권이다.)
반기문은 '자서전'이라는 형식의 책을 쓰지 않는 성격이다.
자서전이란, 대개 자신의 공을 스스로 과시하는 형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으므로
남자답고 자신감있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매사에 겸손하고 자중하며 조심스러워 하는 반기문의 성격상,
그러한 자서전의 형식의 글을 쓰지 못하는 듯하다.
반기문과 관련된 책들은
대개가 주위 사람들이 그를 관찰하여 쓴 '위인전'의 형식이었다.
"막대기에게 기댈지언정, 사람에게 기대지 마라"
반기문이 외교관 시절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라며 책에 쓰여 있었다.
이 말은 두고두고 뇌리에 남았다.
공직에 있거나 회사나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의 경우,
보다 편한 길을 가고자, 혹은 빠르게 출세하고자
자신보다 더 권력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 더 능력 있는 사람에게
청탁이나 사적인 부탁을 하면서 그 지위에 묻어가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
반기문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한다.
남한테 기댄다는 것은
결국에는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 사람에게 종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스스로의 업무 수행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이다.
또한 사람들은 일상의 생활을 하면서 어떤 일을 만나게 될 때,
종종 무의식 중에 누군가의 도움을 구하려 하거나,
이 일을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머릿 속에 떠올려 볼 때가 있다.
그러면서 그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연락을 할 때가 있고,
누군가가 나를 도와주기를 바라게 될 때도 있다.
이렇게 남에게 부탁을 하려는 것이나 도움을 기다리는 것도
사람에게 기대려고 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남한테 기대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은,
편하게 가는 길에 익숙해져서 스스로의 힘으로 설 수 없을지도 모른다.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고, 다른 사람의 조력을 기다리는 것은
고생을 피하고자 하는 기회주의적인 발상이고
스스로가 감당해야만 하는 의무에서 도망치려는 비겁함이다.
반기문은 되도록 그러지 말라고 말한다.
이러한 모든 '기댐'을 거부하라고 말한다.
청탁도 하지 말고, 부탁도 하지 말고,
정신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도 말라고 말한다.
사람은 홀로 서야 한다.
힘들고 부담스럽다고 할지라도
혼자서 설 수 있도록 스스로의 능력을 성장시켜야 한다.
반기문은 그렇게 가르쳐 주었다.
열 번째 노트에서 펌함